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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관료들에게 종계변무를 부탁하다
사신단 일행은 이응성(李應星)을 보내어, 가지고 온 물건을 공 천사(龔天使)에게 보냈는데 마침 집에 없었다.
또 설 천사(薛天使) 집에 가니 설 천사가 맞이하여 후청(後廳, 마루 뒤쪽)의 서재로 들어가서 마주 앉아 물건을 받았다. 또 소세양(蘇世讓)이 보낸 물건을 받으며 설 천사가 말하였다.
“소 찬성(蘇贊成)이 멀리 있으면서 나를 잊지 않고 계속 특산물을 보내주니 더욱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벼루를 어루만지며 감상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아들 설일거(薛一擧)를 시켜 대작하게 한 뒤 천선 2수(手), 휘장[帕] 2건(件), 당리(唐梨) 4개를 주었다. 이응성이 머리를 조아리고 나왔다.
이날 한림원 검토(翰林院檢討) 황정용(黃廷用)이, 제독 주사가 사신을 만나보라고 하여, 곧바로 방 밖에 와서 즉시 나가서 만나 서로 읍하고 섰다. 이어 말하였다.
“재상 등이 관에 거처하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의표(儀表)를 보고 싶어 왔습니다.”
그리고는 과거에 급제한 연도와 벼슬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를 묻기에 모두 사실대로 대답하였다. 이어 과거 시험의 방식을 물었다. 한참 동안 담소하다가 읍하고 나갔다.
이날 공 천사가 주사청(主司廳)에 와서 만나기를 청하였다. 천추사와 동지사와 함께 절을 올려 예를 행한 뒤에, 이응성을 시켜 주청 등의 일을 말하니, 대답하였다.
“예전에 그대 나라에 갔을 때 국왕께서 종계의 일을 써서 주셔서 내가 늘 궤안(几案, 의자, 사방침(四方枕), 안석(案席)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에 두고 있습니다. 어진 임금을 위하여 어찌 그것을 잊겠습니까? 동지 하례의 의식 연습 때 상서를 만나 이미 그 일을 자세히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정은 예(禮)가 중요하니 그대 나라는 반드시 천은(天恩)이 있어서 끝내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니 의심하지 마십시오.”
또 묻기에 대답하였다.
“종계 일에 대해 여러 번 성지를 받았는데 책으로 완성된 것을 아직도 보지 못하여 온 나라가 근심하고 울적해합니다. 이번에 『대명회전』을 만들 때 여러 황제의 뜻이 다 기록되는지요? 살펴보고 마무리 짓는 것이 어떠실는지요? 이 일이 비록 역사를 기록하는 관청인 사국(史局)의 일이지만 『대명회전』이 이미 세상에 간행되었으니 이번에 자료를 모아 『대명회전』을 만드는 일은 비밀스런 일이 아닙니다. 살펴보고 마무리 짓는 것이 방해가 되지 않을 듯합니다.”
공 천사가 대답하였다.
“자료를 모아 기록하는 다른 일이 많아서 『대명회전』을 만드는 일은 성지(聖旨)로써 함봉한 지 이미 오래되어, 지금 비록 찾아보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차차 만들 것입니다. 만들 때 그대 나라의 자료를 모아 기록하는 항목 아래의 사례에 분명하게 실을 수 있으니 의심하지 마십시오.”
또 천추사에게 말하였다.
“종계 일은 끝내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니 그대는 먼저 그대 나라에 가서 국왕에게 전달하십시오.”
이날 통사 최세영(崔世瀛)을 예부(禮部)에 보내어 복본(覆本)하였는지를 알아보았다.
다음날 이응성(李應星)을 예부(禮部)에 보내어 낭중(郎中) 허륜(許倫)에게 말하였다.
“종계에 대한 복본은 아직 처리한 것을 보지 못했고 또 조공하는 말과 방물을 바쳤으니 오래도록 빈 관(館)에 있는 것은 편치 않습니다.”
낭중이 대답하였다.
“주본을 보고 잘 알고 있습니다만, 선대 황제의 훈계는 후대 자손이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러 황제의 성지가 있기는 하지만 보태어 기록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대답하였다.
“선대 황제께서 남기신 훈계와 성지가 어찌 더 소중하고 덜 소중한 차이가 있겠습니까? 이미 여러 황제의 성지가 있으니 이것 역시 선조께서 남기신 훈계입니다.”
낭중이 대답하였다.
“이 일은 쉽게 할 수 없습니다. 상서와 의논하여 하겠습니다.”
11월 1일 통사 최세영(崔世瀛)을 시켜 주청할 때 올리는 방물(方物)을 예부(禮部)에 바쳤다.
통사 이응성(李應星)을 시켜 임금이 보내신 부채와 모자 및 소세양(蘇世讓)이 보낸 물건을 화 천사(華天使)에게 보냈다. 화 천사가 나와 보고 술을 대접하였다. 이어 주청한 일을 예부가 어떻게 처리하였는지를 묻기에, 대답하였다.
“근래에 예부(禮部)에 일이 많아서 아직 복본하지 않았습니다. 대인께서 상서(尙書)에게 말씀드려서 우리 전하의 바람에 부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화 천사가 대답하였다.
“나도 근래에 일이 많아서 상서에게 가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내일 사이에 상서를 만나서 자세히 말하겠습니다.”
이날 저녁에 화 천사가 하인을 시켜 하정(下程)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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