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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거꾸로 말을 몰다 - 과거합격자의 신입관리 신고식
1846년 3월 12일, 서찬규는 고향이 눈앞에 다가오자 난삼과 폭건을 갖추고 말에 올랐다. 금강진에서 작은 범선에 올라 쌍고동 소리를 울리며 강을 건넜다. 강 건너편에서는 아버지께서 말을 메어놓고 기다린 지 이미 오래였다.

지난 3월 7일, 서찬규는 과거에 급제하고 집에 돌아오는 도문 날을 급하게 연락을 받았다. 겨우 닷새를 남기고 바쁘고 급하게 도착한 상태였다.
관에서는 악사를 보냈고, 사방에는 구경하는 사람들이 담처럼 늘어서 있었다. 이어 말에 오르자 현악과 관악을 함께 연주하고 소매를 펄럭이며 춤을 추었다. 10리 비단 같은 강의 꽃과 버들이 모두 아름답게 보였다.

남산에 도착하니, 거리와 문을 가득 메우고 모인 사람들이 바다 같았다. 할머니를 뵙고 문밖으로 물러 나오자 자인 수령 박규현(朴圭賢)이 도착하여, 새로 과거에 합격한 사람을 상급 관원이 부를 때 얼굴에 물감을 칠하고 두 사람이 두 팔을 추켜잡고 ‘신래(新來)’를 부르며 상관 앞으로 나왔다 뒤로 물러갔다 하는 호신(呼新)을 했다.
그렇게 앞뒤로 왔다 갔다 한 후에는 얼굴에 먹을 묻히고 말을 거꾸로 타고 동산으로 말을 몰아갔다. 이 놀이를 할 때, 서찬규는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옛날 언제부터 이 놀이가 시작되었는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율곡 선생께서도 악습이라 하여 묵희(墨戱)를 받지 않았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잠두(蠶頭)에 도착하니, 장막을 설치하고 음악을 연주하여, 풍류가 오랫동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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