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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현장스케치
청춘들의 꿈과 열정을 화첩에 담다

2021년 11월 13일 오전 10시, 성수아트홀 공연장 로비에 들어서자 여덟 팀이 정성껏 준비한 홍보부스들이 반갑게 맞아 준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의 최종 작품 프로모션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프로모션은 코로나의 여파로 참여인원을 공모전 참가자와 관람객, 관계자 등을 포함해 약 50명 정도로 제한해 그간의 규모에 비해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자신들이 준비한 작품을 알리려는 각 팀의 열정은 예년 못지않은 뜨거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홍보부스를 보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각계각층에서 초대된 전문 심사위원들과 함께 이루어진 피칭심사는 각 팀당 15분 동안 이루어졌다. 숨 가쁘게 이어지는 발표와 질의문답을 들으면서도 처음 기획에서 이후 5개월여 간의 멘토링을 통해 발전한 작품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공모전에는 드라마, 웹드라마, OTT드라마, 영화, 빅게임(교실형), 예능, 모바일 리듬게임, 축제라는 다채로운 장르의 기획작품이 준비되어 있었다.





청춘보따리 팀의 〔월하상담소〕


과거 선조들의 이야기를 현재 청춘들에게 전달하는 청춘보따리라는 팀명소개가 마음에 와 닿았다. '조선시대'와 '산부인과'의 조합이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그만큼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치료가 어렵고 잘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병과 여성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이 조명된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보부스에서 간단한 문진표를 받아 작성해 건네주니 곧 칸막이로 나뉜 작은 월하상담소로 안내를 받았다. 팀원 보름이 약 처방으로 내어준 사탕꾸러미의 효과를 기대해 본다.





한빛 팀의 〔화(花)사: 안음현 살인사건〕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독특한 형식의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서천꽃밭’을 살리는 꽃밭이 아니라 죽이는 꽃밭으로 재해석해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 기획의도가 독특하다.





삼재탈출 팀의 〔모리배, 세곡선의 비리〕


조선시대 강진에서 곡식을 실은 배가 전복되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빅게임이다. 홍보부스에서는 공간과 모바일을 활용해 제시된 단서를 추리하여 문제를 풀어 볼 수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자 쌀을 되찾았음을 상징하는 ‘모리배 햇반’을 선물로 받았는데 순간 ‘모리배들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갔다.





수라간 사(四)인 팀의 〔조선왕조식(食)록〕


“그때 그 시절,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최고의 요리들을 찾아 떠나는 버라이어티 요리 대결 프로그램!” 홍보부스에서 만난 팀원들의 화기애애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계닭, 전립투, 만두과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고서 속 전통 음식을 현대의 입맛으로 재해석해 조선왕조식록에 기록되기 위해 경쟁한다는 예능기획이 흥미로웠다.





궁중악사 팀의 〔선율(旋律): 조선의 악사〕


모바일 퓨전국악 리듬게임. 게임에 국악을 활용한다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흥미롭게 와 닿았다. 주인공인 선율이 뛰어난 연주솜씨로 요괴들을 달래고 다스린다는 설정으로, 선율이 된 게이머가 현과 길로 구성된 스테이지에서 요괴가 보내는 연주노트를 터치하면 음이 연주되는 방식이다. 캐릭터화 된 설화 속 요괴들도 재미를 더해주었다.





단짠단짝 팀의 〔염애일기: 염서방, 사랑으로 물들다〕


단짠단짠 훈남훈녀의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한다. 특히 소금장수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시대 직업군을 통해 전개된 이야기 서사로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아냈다. 피칭하는 팀원이 뛰어난 연기력으로 발표를 선보여 관람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소동동 팀의 〔동지연, 초위(招慰)의 날〕


소중한 동지연을 만드는 동지들이라는 뜻의 팀명이 귀에 쏘옥 박힌다. 팬데믹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관람객에 대한 위로를, 창귀를 위로한다는 범굿의 테마와 일체화한 구성이 흥미로웠다. 가족이나 MZ세대 등 관객의 특성에 맞춰 낮밤을 다르게 구성한 프로그램으로 낮밤의 길이가 같은 동지의 면모를 살린 기획이나 홍보부스에 요모조모로 구성된 오프라인 프로그램들이 다양한 세대의 관심을 끌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전보 울려라 팀의 〔오도인, 인간이 되고 싶었던 이방인〕


단군신화 속 인간이 되고 싶었던 호랑이에서 모티프를 짠 설정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 사회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반인반수로 숨어사는 오도인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한 심사위원의 말씀처럼 영상에서 극중 오도인들이 어떻게 변신하며 어떤 모습으로 싸우게 될지가 무척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또 발표 중 음향이 고르지 않아 보는 이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는데 끝까지 차분한 자세로 임하는 팀원의 모습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수상한 모든 팀과 긴 교육기간을 함께하신 멘토님들께, 또 지원해주고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큰 박수를 보내드리며 이후로 잘 보완되고 발전된 여덟 작품이 영상을 통해 게임으로 또 축제로 전국민과 만날 그 날이 속히 오길 염원한다.




작가 소개

글 그림 : 서은경
서은경
만화가. 1999년 서울문화사 만화잡지공모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간 지은 책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조선의 명화』, 『소원을 담은 그림, 민화』, 『만화 천로역정』, 『만화 손양원』 등이 있으며, 『그래서 이런 명화가 생겼대요』, 『초등학생을 위한 핵심정리 한국사』 등에 삽화를 그렸다.
● 제5회 스토리테마파크 창작 콘텐츠 공모전 담임멘토
● 제6회 스토리테마파크 창작 콘텐츠 공모전 전문심사위원
● 제7회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 면접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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