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9일, 홍익대학교 앞에 위치한 H-STAGE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국국학진흥원의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 최종 프로모션이 열렸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이 공모전은 대학생으로 구성된 8팀이 본선 진출하였으며, 약 6개월의 대장정 끝에 대상을 결정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특히 이번 공모전은 8팀 중에서 중도 탈락한 인원 하나 없이 모두가 열정을 불태우며 끝까지 참여하였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다.
〈대상을 수상한 소.세.지 팀〉
각각의 팀은 자신들이 준비한 콘텐츠를 저마다의 개성으로 준비하여 발표하였으며, 그 진가는 오랫동안 연습한 것이 느껴지는 피칭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사부랑 사부랑” 팀의 경우 피칭이 열리기 전, 자신들이 다룬 주제인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을 심사위원에게 직접 시음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태.진.아” 팀의 경우 마치 실제 웹툰의 등장인물이 무대로 튀어나온 것 같은 피칭을 보여주었다.
“극한만남” 팀은 투전과 청년이라는 소재를 결합하여 현대의 청년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였다. “작전명 청춘” 팀의 경우, 음향 사고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침착하게 완벽한 피칭을 이어 나갔다. 게다가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획 부분의 평가 또한 심사위원에게 극찬을 받으며 다른 팀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생로병사의 비밀” 팀.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와 PPT로 피칭을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만들었으며, 직접 플레이하고 싶단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매력적인 스토리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소.세.지” 팀의 경우 뛰어난 작화로 만들어진 영상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였으며, “무도회” 팀은 케이팝과 검무를 합친 신선한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성수정” 팀은 피칭자 홀로 1인극을 이끌어가며 공포 영화의 스토리를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약 6개월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팀들의 열정은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렇게 8팀의 모든 피칭이 끝나고 1시간 동안의 심사위원 회의 끝에 드디어 대상 발표만이 남았다.
〈웹툰 『오작오작』의 장면〉 (출처: 소.세.지 팀)
영광스러운 대상은 바로 웹툰 『오작오작』의 “소.세.지” 팀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는 작년 웹툰 제작 팀의 대상 수상에 이은 쾌거로 웹툰 콘텐츠의 힘을 보여준 사례가 될 것이다. 그 뒤를 이어서 최우수상은 마찬가지로 웹툰 장르의 『계추-당신은 나의 동반자』의 “태.진.아” 팀이 수상하였으며 우수상의 경우 축제를 준비한 〈광화(光華): 사행역사축전〉의 “작전명 청춘”팀과 게임 〈륜-조선 악귀 퇴치사〉의 “생로병사의 비밀”이 수상하였다.
대상을 수상한 “소.세.지” 팀은 ‘법의관 유사인’이 인력 부족으로 과로에 시달리던 중, 조선 시대 미라를 부검하다 미라의 깊은 원통함에 이끌려 조선시대 ‘오작인’의 몸에 빙의해 일어나는 일을 스토리로 하여 웹툰 『오작오작』을 창작하였다. “소.세.지” 팀은 웹툰 『오작오작』을 미스터리 추리 수사물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빙의물을 결합하였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어디서도 보지 못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뛰어난 작화와 높은 실현 가능성으로 대상을 수상하였다. “소.세.지” 팀은 대상 소감으로 “앞으로도 『오작오작』의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라 하였다.
그럼 “소.세.지” 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노하우를 들어보자.
웹툰 제작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생각보다 많은 디테일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스토리 구상이나 캐릭터 디자인에서 의견 차이가 있으면 큰 갈등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의견을 조율했습니다. 때로는 서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여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했어요.
‘오작오작’이라는 제목은 웹툰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와 관련이 깊어요. 웹툰 속 중요한 키워드인 ‘오작인’을 가리키는 직관적인 제목이기도 하지만, 순우리말로 아이가 첫걸음마를 떼는 모양을 표현하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유사인이란 인물이 아이의 첫걸음처럼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여러 사건들을 겪어가며 초심을 되찾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멘토님과의 호흡은 정말 좋았어요. 멘토님은 항상 저희가 방향을 잡지 못할 때마다 정말 좋은 피드백을 주셨고, 웹툰의 흐름이나 캐릭터의 디테일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멘토님께서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항상 설명해 주셔서, 단순히 지시받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런 점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의견 차이가 나면 처음엔 해결이 쉽지 않았어요. 각자 생각하는 웹툰의 방향성이나 스타일이 달라서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저희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서로의 아이디어를 조금씩 흡수하면서 조율해 나갔습니다. 때로는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책임을 다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는 방법으로 해결했어요.
처음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고민했어요. 사회적 이슈를 다루자,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자, 판타지적인 요소를 넣자 하는 등 다양한 논의가 있었죠. 그런 논의들을 전부 절충하되 혼잡해지지 않도록 많은 조율을 걸쳤습니다. 그렇게 오작인과 법의관의 만남이라는 기존의 소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생명 존중’을 강조하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피칭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웹툰의 매력을 잘 전달하는 것과 우리의 강점인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이었어요. 시각적인 요소와 함께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죠. 그것이 바로 작화를 살려 제작한 영상이었고 그 뒤 직관적인 디자인과 스토리 소개를 심플하게 전달하려 했습니다. 웹툰 공모전과 네이버 도전 만화를 거치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바로 플랫폼에 투고하여 연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웹툰 『오작오작』의 장면〉 (출처: 소.세.지 팀)
기획 과정은 많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웹툰의 전반적인 톤과 스타일을 어떻게 설정할지, 캐릭터의 성격은 어떻게 잡을지를 끊임없이 논의했죠. 초반에는 스토리라인을 짜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올해 초 의대생 증원이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르는 일이 있었고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던 도중 법의관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법의학 종사자들의 노고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실질적인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저희는 이를 대학생의 시선으로 자연스레 드러내 사회적인 지원을 유도하면서도 이번 공모전의 주제인 전통 기록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웹툰 『오작오작』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는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성격과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았습니다.
웹툰의 첫 번째 에피소드가 완성됐을 때 정말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했던 내용이 드디어 형태를 갖추었을 때,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 팀원들과 함께 완성된 첫 원고를 본 후 느낀 만족감과 뿌듯함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 웹툰의 타겟층은 주로 10대에서 30대 초반의 청년층을 겨냥하고 있어요. 10대에겐 빙의물이라는 익숙한 소재로 접근하였고 20대 독자층에겐 가장 인기가 좋은 로맨스를 넣어 흥미를 느끼게 했습니다. 또한 30대 독자의 경우, 법의관으로서 힘들게 일하며 초심을 되찾아가는 유사인의 서사가 공감이 가겠다고 생각했어요.
〈소.세.지 팀의 피칭 무대〉
피칭 준비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간 내에 핵심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었어요. 준비 과정에서 여러 번 수정과 피드백을 받으며 다듬었고, 결국 중요한 메시지가 잘 전달됐을 때 큰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대상을 받았을 때, 정말 기쁘고 감사했어요. 그동안 고생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팀원들과 함께 크게 기뻐했죠. 그동안의 노력과 고민이 보상받은 느낌이라서 뿌듯했고, 앞으로 더 나아가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에피소드를 선보일 예정이고, 웹툰 외에도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팀원들과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계속해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정식 연재를 위해 소.세.지 팀은 끝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시기 |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 장소 | 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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