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봄이 오고 있지만 세계 곳곳 전쟁의 포성이 이어지고, 우리 사회 또한 매우 복잡하면서도 창조적인 혼돈에 있습니다. 인류는 지난 역사의 자료를 살펴보고 현재를 경험하며 미래를 만들어갑니다. 세상을 놀라게 했던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 ‘챗GPT’의 탄생이 이미지,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인공지능 기술과 오픈 소스 기반 생성형 AI인 ‘딥시크(DeepSeek)’로 이어지면서 인공지능의 대중화와 일상화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우리 사회가 경험하는 혼돈의 봄이 창조적인 빛의 혁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류의 집단지성과의 대화가 매우 소중합니다. 이 마음을 담아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5년 3월호는 “Prompt-er : AI와의 대화”를 주제로 준비하였습니다.
조중혁 선생님의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빛을 보게 되는 우리의 문화유산’에서는 인공지능 시대, 우리의 문화유산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이며 기존 인터넷 자료가 한계에 도달한 현재, 고문헌과 전통문화 자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설명합니다. 인공지능 발전으로 문화유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국학진흥원을 포함한 전통문화 관련 기관의 인공지능 개발에 중요한 통찰과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이민우 선생님은 ‘기술의 시대, 인간의 아우라는 어디에’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창작에 대한 글을 펼쳤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창작과 업무를 대체하는 시대, 인간만의 고유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이 글은 인공지능이 더 뛰어난 창작물을 만들 수 있어도,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기록하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19세기 사진기의 등장으로 회화가 변화했듯, 인공지능 시대에도 인간만의 감각과 해석은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결과’보다 ‘과정’이 더욱 중요해진 이 시대, 인간의 아우라는 어디에 남아 있을까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집니다.
서은경 작가님의 시(詩) 툰, ‘목구(木具)’는 1940년의 문예지 『문장』 2권에 발표한 백석 시인의 시(詩) 《목구》를 일부 발췌하여 구성한 작품입니다. 《목구》는 귀신과 사람, 넋과 목숨, 있는 것과 없는 것, 한 줌 흙과 한 점 살, 그리고 먼 옛조상과 먼 훗자손의 거룩하고 아득한 슬픔을 담는 ‘목구’가 지닌 교감의 연결고리 역할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앞으로 《웹진 담談》에서 종종 ‘서은경의 시(詩) 툰’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접하면서 독자 여러분들의 마음이 어루만져지는 경험을 하실 것입니다.
이수진 선생님은 ‘인간이 만든 불완전한 것’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변화시켜 왔으며, 그 정점에 인공지능이 있다는 이야기를 펼칩니다. 발레 《코펠리아》 공연,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시모프의 소설집 『아이, 로봇(I, Robot)』, 영화 《아이, 로봇》을 통해 인간과 유사한 기계는 인간의 감정을 모방하기에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합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보호하는 도구일 수도 있지만,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해 차별을 조장하거나 위험한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감정이 없는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시대의 도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문영 작가님의 ‘시간여행을 온 에이, 아이’는 조선 시대 소녀 백이가 길을 잃고 정체불명의 AI ‘소서리스’를 만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292년 후에서 왔다는 인공지능은 요청을 수행하는 존재로 감정이 없습니다. 백이는 AI에게 길을 묻지만, 지도가 없어 알려줄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 백이에게 『창선감의록』을 만들어 줍니다. 꿈처럼 느껴지지만 현실인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이복순 선생님의 ‘새로움을 마주하는 시간’은 우리 앞에 놓인 차고 넘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느낌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과 기술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너무 빠르고 익숙해지기 무섭게 낯설고 새로운 대상들을 마주 보아야 합니다. 이 시간은 모른 체하거나 돌아가게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옛 것과 새로운 것이 언제나 함께하는 시대입니다. 매일매일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며, 나는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를 희망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공지능은 인류의 기록인 데이터를 학습하도록 설계되어 그 학습을 통해 성장한다는 의미에서 집단지성의 산물입니다. 프롬프트(prompt)를 통해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인류의 방대한 집단지성 데이터를 살펴보고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집단지성과 집단 지식 데이터와의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 지니는 의미를 거듭 되새기게 합니다.
연결하고 대화하며 연대하며 성찰하며 성장하는 봄날을 기다립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연대와 성장의 소중함을 담은 구절을 모아 《웹진 담談》 독자 여러분들께 봄 선물로 배달합니다.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은 외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세상과 연결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내면의 질문과 마주할 때, 그 답은 혼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을 걸어간 수많은 존재들과 함께 찾는 것입니다."(1903.7.16)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독립적으로 서면서도 서로를 감싸 안을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사랑은 두 영혼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두 영혼이 나란히 서면서도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것입니다."(1904.5.14)
"우리 각자는 결국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우리가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어두운 밤을 걷는 것 같아도, 저 멀리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빛이 우리를 비추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1903.2.17)
시기 |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 장소 | 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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