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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 관람기
우리 문화, 콘텐츠의 화수분

권민선·지수현(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지난 10월 20일, 녹음이 지고 가을빛으로 물들던 명동성당 근처에서는 ‘2022 전통 기록문화 창작 콘퍼런스’의 피날레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되었다. 이날은 총론, 영상, 웹툰, 대면, 공간에 대하여 발표를 진행해 주신 각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들을 한데 모시고 토론과 Q&A를 진행하는 자리였다. 문예창작 학부생인 우리는 예비 창작자의 마음으로 뜻깊은 행사에 참석하여 그 자리를 취재했다. 콘퍼런스 현장에서는 스토리테마파크의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생중계도 동시에 이루어졌기에 전문가 선생님들뿐만이 아닌 진행자 역할의 강지혜 아나운서와 카메라 및 오디오 스태프들이 각자 자리에서 스탠바이를 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긴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마침내 ON-AIR, 〈라운드 테이블〉의 막이 올랐다.



〈K-콘텐츠, 세계와 공감하다〉촬영을 준비 중인 출연진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K-콘텐츠, 세계와 공감하다〉,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였다. 우리나라의 음악,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들이 최근 몇 년 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글로컬’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이 키워드와 관련하여 명언이 하나 떠오른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언급한 마틴 스콜세지의 명언이다. ‘글로컬 문화’가 고유한 뿌리 문화를 통해 지역에서 세계로 뻗어 나간 문화라는 의미인 만큼 위의 명언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 발표자분들 중, 대면 콘텐츠를 중심으로 발표해 주신 이영민 대표님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콘텐츠의 소재로 잘 재배치한 것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문화와 역사가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뻗어 나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영민 대표님은 ‘글로컬리즘’에 관한 키워드로 ‘도시’, ‘이주’, ‘역사’를 꼽았다.


이영민 대표의 강의 〈대면 콘텐츠, 역사기반 뿌리문화를 중심으로 세계인과 소통할 때〉


여기에서 집중해야 할 것은 지역 문화에 대해 장르적 접근보다 사회적 기능과 인문학적 해석으로 접근하길 강조했다는 점이다. 예시로 이영민 대표님은 ‘문화재야행’과 같이 현재 진행 중인 대면 프로그램이 관광적 측면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며 각 문화재 역사에 따른 본래적 의미와 가치 중심으로 재편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의 근본부터 다시 짚어 보는 방식으로 콘텐츠의 방향성을 정하고 그것이 세계와 상호 연결되게 하는 것. 이 방법을 꼭 대면 콘텐츠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사를 기반으로 만든 로컬 콘텐츠들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게끔 하면 세계와 더 깊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역사를 소환하여 스토리텔링을 하고 그것을 콘텐츠화하는 것. 이번 라운드 테이블을 경청하면서, 우리 것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글로컬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창작자여, 이곳에 영감이 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인쇄술이 발달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부터 『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실록』까지 목판과 금속으로 그 기술이 변모하기도 하였으며 특히 『직지심체요절』에서의 금속 활자는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도 78년이나 먼저 시작되었다. 그러니 그동안 우리 역사의 이야기가 보존된 데이터베이스의 양이 무수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료를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디지털’ 형태로 가공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렇게 디지털화된 한국학 자료를 인터넷으로 서비스하고 프로그램화하는 과정이 한국학 연구 디지털 ‘큐레이션’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양창진 관장님은 창작자들이 이야기를 구상할 때 유념해야 하는 ‘역사 고증’에 대해서 이러한 큐레이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북선’이 그 예시다. 1979년 애니메이션 〈우주 전함 거북선〉과 2022년 영화 〈한산〉은 동일한 원천 소스를 공유하고 있지만 중심 소재로 등장하는 거북선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익히 보았던 거북선의 이미지는 용머리가 높게 치솟아 있지 않은가? 〈우주 전함 거북선〉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한산〉에서 등장하는 거북선의 용머리는 오히려 낮은 위치에서 전방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유인즉슨, 창작자가 『조선왕조실록』의 사료를 고증했기 때문이다. “용머리에서 총을 쏘았다”는 실록의 기록을 참고하면, 용머리에서 총포을 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그 위치가 옳은 것이다. 실제로 현재 〈한산〉은 역사 고증의 좋은 예시로 평가받고 있다.


양창진 관장의 강의 〈한국학 자료의 큐레이션과 그 사례〉


OTT 시장의 전례 없는 확산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정통 사극부터 퓨전 사극까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은 또 얼마나 많이 제작되었나. 하지만 역사 고증에 대한 검증의 문제는 언제나 대두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 전통 문화에는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흥미로운 원천 소스가 풍부하다는 것. 다만 양창진 관장님은 첨언했다. 역사적 사료의 분류, 가공, 정보화라는 일련의 과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니니 이해해 달라고(웃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과 성을 다하는 모든 분들에게 존경심을 느낀다.


〈K-콘텐츠, 세계와 공감하다〉생중계 현장





전통 문화, 어디까지 뻗어 나갈 수 있을까?


그러나 역사 고증의 문제는 창작자의 창조성에 관해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증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에서 느끼는 감동과 재미 또한 예술의 가치인 것. 이것에 대해서는 영화사 로드픽쳐스 최선중 대표님이 발언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픽션”이라고. SNS에서는 이따금 창작물의 역사 고증 문제의 시비로 분위기가 과열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제작이 중단되는 극단적인 케이스도 있었다. 물론 역사 왜곡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꼬집어야 하는 문제다. 창작자의 윤리로 충분히 고려하고 숙고해야 하는 지점이 맞다. 그러나 영화는 픽션이라는 최선중 대표님의 말처럼, 창작자들의 반짝이는 상상력 또한 인정받아야 한다. 과도한 자기 검열에 창조성이 무너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우정과 환대로 채워진 공간


(출처: Pinterest)


우리는 현재 다양한 OTT 플랫폼과 SNS를 통해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세계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 와 있다. 필자가 어린이집에 다니던 시절, TV에서는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되었다. 아마 그때 ‘한류’라는 말을 처음 접한 것 같다. ‘한류’의 의미는 더욱 풍요롭게 공고해져 현재의 ‘K-culture’가 되었다.(유사어로는 밈meme으로 유명한 ‘두유노클럽’도 있다.) 우리 전통 문화, 과연 어디까지 뻗어 나갈 수 있을까. 일일이 언급하기에도 입이 아플 수많은 작품들로 세계를 시끄럽게 했으니, 다음 무대는 우주인가? 미래가 기대된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을 지켜보면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산업계에서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콘퍼런스를 통해 각 분야 대표자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창작자, 기획자뿐만 아닌 콘텐츠의 소재를 제공해 주는 공적 기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영민 대표님의 발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언급하며 마무리 짓겠다. “글로컬적 공간이란 우정과 환대로 채워진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 ‘우정과 환대로 채워진 공간’은 위에 언급한 부분처럼 현재 글로벌 시장이 지향해야 하는 정체성과 맞물린다. 우리의 문화를 공유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며 서로 소통하는 것이 앞으로의 콘텐츠 시장에서도 중요할 것이다. 다채로운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소망하며 이번 콘퍼런스와 같은 다양한 주제의 창작 콘퍼런스 또한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놀이도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이은영·이나경(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테이블에 모인 우리들


지난 10월 20일 커뮤니티 마실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한 ‘전통 기록문화 창작 콘퍼런스’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17일부터 20일까지 총 4일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번 콘퍼런스도 온라인에서 이루어졌지만, 〈라운드 테이블〉은 오프라인에서도 소규모 인원이 모여 그 현장을 함께할 수 있었다.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는 관객들을 보며 잊고 있었던 현장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열릴 콘퍼런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보았다.


〈K-콘텐츠, 세계와 공감하다〉생중계 현장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스토리테마파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열띤 강연을 펼쳤던 전문가 6명이 스튜디오에 모였다. 강연 내용을 중심으로 두 시간 남짓의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다.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서서히 풀리고 있는 지금. 문화 산업계에서 일어난 변화들과 전망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창작자의 입장만 듣는 것이 아닌 공적 기관의 입장도 들어볼 수 있어 유익했다. 문득, 2년 전에 참여했던 스토리테마파크 공모전이 떠올랐다. DB를 인생에서 가장 많이 들여다봤던 때, 그때 찾았던 자료들은 소재 찾기뿐만 아니라 역사 고증에서도 한 줄기 빛이 되어주었다. 그때의 나는 소재만을 생각했기에, 그 소재를 제공하기 위해 땀 흘리는 누군가를 떠올리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린다.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뿐만 아니라 그 콘텐츠의 소재를 제공하는 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





K-콘텐츠, 세계와 공감하다


〈K-콘텐츠, 세계와 공감하다〉포스터


“K-콘텐츠, 세계와 공감하다”라는 주제에서 ‘공감’이라는 키워드는 시의적절하다. 질풍가도를 달렸던, 세계적으로 환영받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상대 문화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으로 인해 환영받지 못한 작품도 있었다. ‘공감’의 첫걸음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마음, 한뜻이라는 뜻을 가진 ‘공감’이라는 단어는 곧 공동체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이제 국경을 넘어 세계인과 문화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K-콘텐츠의 흥행으로 K-컬쳐의 영향력 또한 거대해진 지금. 이면에 놓인 과제들을 생각할 때면 뜨거운 모닥불 하나가 눈앞에 있는 듯하다. 장작은 충분한가?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는가? 이 뜨거운 불이 누군가를 다치게 하진 않을까? 다각도에서 마음을 다해 살펴보는 것. 글로컬 시대에서의 우리가 K-콘텐츠를 다루는 자세도 그래야 할 것이다.





오징어 게임과 전통놀이


이번 콘퍼런스에서 〈오징어 게임〉은 K-글로컬 콘텐츠의 좋은 사례가 되었다.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2021년 9월 17일에 방영되었던 〈오징어 게임〉은 공개된 이래로 83개국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K-콘텐츠의 위상을 드높였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 ‘구슬치기’까지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를 ‘데스게임’으로 만든 〈오징어 게임〉의 재해석은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로튼 토마토’를 포함한 여러 해외 리뷰 사이트엔 소재에 대한 호평이 가득했다. 유년시절에 했던 놀이가 드라마의 소재가 될 수 있을뿐더러, 다른 문화권에선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다니! 창작을 하는 입장에선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며 놀았을까?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술래잡기’다. 술래가 된 아이는 도망치는 아이들을 잡으러 다닌다. 술래에게 잡힌 아이는 다음 술래가 된다. 이 간단한 룰을 가진 놀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었다. 좁은 장소에서 눈을 감고 술래잡기를 하는 ‘지옥탈출’, 구호와 접촉을 활용한 ‘얼음땡’, 편을 먹고 대규모 술래잡기를 하는 ‘경찰과 도둑’, 철봉을 붙잡고 하는 ‘멀리뛰기’까지. 구조물이 있으면 장땡이요. 배역이 있으면 두 배로 재밌었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도 깍두기라는 이름을 가지고 편을 오가며 놀았다. 이처럼 개요와 과정을 명확히 알지 않아도 웃으며 즐길 수 있는 ‘놀이’는 각각의 개인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매개가 되었고, 공동체를 배우게 했다.


(출처: Pixabay)


일과 놀이가 분리되면서 피폐해진, 하늘 한 번 올려다볼 일 없는 사회. 지금의 현대 사회를 지칭하는 말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 전부터 놀이의 민족이었다,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루덴스’와 한국인은 자주 언급되어 왔다. 일에서도 여가에서도 신앙에서도 놀이는 빠지지 않았다. 일과 놀이가 수렴되는 문화콘텐츠 시대의 도래는 곧 ‘호모 루덴스’ 시대의 도래일 것이다.





우리의 놀이도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관계자 선생님들께서 자리를 마련해주신 덕분에 라운드 테이블이 끝난 뒤, 콘퍼런스 총론을 맡으신 신광철 교수님과 짧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강연에서 언급되었던 집단놀이를 중심으로 소재에 관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오징어 게임 2〉 제작을 세계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금. 세대마다 공유하고 있는 각각의 전통놀이, 집단놀이 소재를 살펴보고 그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보는 것은 어떨까?





신광철 교수님과의 인터뷰


Q.‘K-콘텐츠’가 지금의 위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부분이 좀 더 개선되고 발전되어야 할까요?


지금은 문화적 감수성, 다양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창작자들이 글로벌 윤리의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콘텐츠 기획 및 창작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게 가능하려면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감각, 우리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뿐만 아니라 우리 콘텐츠를 받아들일 상대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좀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창작자들이 비교문화적인 관점도 가지고 창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좁은 의미에서의 전망을 얘기하시면서 한국의 집단놀이에 주목하셨습니다. 골목 놀이가 없는, 후대의 집단놀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놀이들은 골목길 문화를 공유했던 세대들한테는 굉장히 일반적인 놀이였어요. 말하자면 밖에 나가서 함께 놀 수 있는 또래 집단이 있던 세대인데, 오늘날에는 그런 또래 집단 형성이 덜 되어 있거나, 없죠. 그런 점에서 젊은 세대들의 놀이는 온라인, SNS에서 형성되는 놀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징어 게임 2〉에서 다양한 놀이들이 나온다고 하는데, 젊은 세대의 놀이들도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요?


Q. 강연에서 ‘전통놀이 의미 체계 개념도’와 ‘스토리 DB’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우리나라에 이미 ‘세시풍속사전’과 같은 DB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통놀이의 ‘스토리’에 주목한 DB 구축을 제안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세시풍속사전’처럼 민속학 영역에서 분류 체계가 잡혀 있으면 어느 정도 사전도 있고, 자료집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전통놀이 주제로 국한돼 있는 사전이나 자료집을 찾기는 쉽지 않을 거고, 더군다나 있다고 하더라도 해설집에 가까울 가능성이 큽니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전개되고 풀리는 과정이 놀이니까, 그 놀이 하나하나마다 지역별로 이야기들이 어떻게 엮이는지 모아보자는 겁니다. 일종의 ‘전통놀이 이야기 소스북’ 같은 형태가 있으면 창작자들이 참고하기가 좋겠다는 생각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게 온라인상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면 활용도가 더 높아지겠죠.


Q. 그 DB에는 근현대의 놀이도 같이 포함되는 걸까요?


네. 사실 오징어 게임에 나온 이야기들은 전통놀이라고 했지만 어떻게 보면 가까운 과거 이야기잖아요. 그렇게 본다면 근대 민속학, 현대 민속학 분야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아요.


Q. 이번 강연과 라운드 테이블을 보며 역시 스토리텔링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예. 아주 중요합니다. (웃음) 〈오징어 게임 2〉에서 어떤 놀이가 나오는지 지켜보시면,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했던 걸 또 보여주지는 않을 테니까. 제작자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있겠어요.


기조강연을 맡아준 신광철 교수와의 인터뷰





집필자 소개

권민선
권민선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야기를 사랑해서 독립 영화를 제작했으며, 주로 시를 쓴다.

지수현
지수현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다. 여러 콘텐츠 창작을 위한 스토리텔링에 몰두하고 있다.

이은영
이은영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다. 빛나는 소재를 발견하고 활용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이나경
이나경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다. 문학을 포함한 모든 문화 활동에 열의가 있으며, 문화 콘텐츠 제작자로 이름을 남기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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