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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놀이하다 제천 할아버지가 물에 빠지다
1607년 6월 15일, 저녁을 먹은 후 김광계는 제천 할아버지(금응훈)와 생원 재종숙(김평)을 모시고 비암(鼻巖)에 갔다. 길에서 마주친 여희(김광적) 형도 따라 나섰다. 예안현감도 왔다. 잠깐 사이에 좌수 재종숙(김호)과 이미보(李美甫)까지 와서 비암 아래의 너럭바위에서 마주하여 모두 술잔을 나누었다. 이윽고 햇빛은 잦아들고 보름달이 떠오르니 온 세상이 모두 고요하고 물빛은 비단결 같았다. 여름밤의 시원함과 운치에 취해 모두 밤 뱃놀이는 하자고 하여 작은 배를 불러서 탔다.
가벼운 배에 짧은 노를 저어 검푸른 강에 두둥실 떠서 배를 끌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갔다. 쌍벽정(雙碧亭) 터 아래에 이르러 또 흥취에 젖어서 강 가운데로 나가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뱃사공이 배를 잘 몰지 못하여 갑자기 배가 여울돌에 걸리고 말았다. 배안의 사람들이 모두 놀라 움직였으나 제천 할아버지는 술이 많이 취하여 뱃전에 앉아 있다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물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고 당황하여 나가서 구하고 보니 의관이 모두 젖었으나 물이 얕고 큰 돌이 없어서 다행히 별로 다친 곳은 없었으나 매우 놀라셨다. 제천 할아버지의 젖은 옷을 벗기고 다투어 자기네들 옷을 벗어서 입히고는 모시고 집에 당도하니 닭이 이미 운 뒤였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숙취가 아직 덜 깨어 머리가 아프고 몸이 노곤하였다. 임씨 어른과 약속이 있어서 하는 수 없이 억지로 일어나 가다가 지나는 길에 제천 할아버지가 어떠신지 걱정되어 들러서 뵙고 임씨 어른 댁으로 갔다가 볼 일을 보고 다시 제천 할아버지를 뵙고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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