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
  • 검색

상세검색

디렉토리검색
검색어
시기
-
오래전부터 벼르던 작은 배를 만들다
1614년 4월 6일, 얼마 전 김광계는 작은 배를 한 척 만들기로 했다. 몇 년 전에 동네 사람들이 함께 탈 배가 완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했었다. 그러나 그 배는 마을 공동의 배라서 아무래도 불편할 때가 많았다. 어떤 때는 서로 배를 타기 위해 아우성을 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뱃사공이 보이지 않아 배를 탈 수 없을 때도 있었다. 김광계는 따로 배를 한 척 갖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오래전부터 벼르기만 하다가 결국 조선소에 배를 만들어 달라고 해 놓았다.

오늘은 배를 잘 만들고 있는지 보러 가기로 했다. 다행히 어제까지 종일 내리던 비가 그쳐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았다. 아우 광실과 집을 나서서 강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고 있는데, 금발도 따라왔다. 금발은 온계의 임씨 어른이 담아 준 국화주를 가져왔다.

이야기를 하면서 강기슭을 따라 올라가 배 만드는 곳에 이르렀다. 배는 벌써 그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데, 크진 않았지만 꽤 근사하고 예뻤다. 김광계는 배의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피며 배 만드는 일을 감독했다. 김광계가 배 만드는 곳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광적 형과 노산 재종조부 부자도 구경을 하러 찾아왔다. 다 함께 배 만드는 과정을 재밌게 보다가 강가에 앉아 임씨 어른이 보내 준 국화주를 나눠 마시고 돌아왔다.

열흘 정도 지나 김광계의 배가 거의 다 완성되어 간다고 하자 제천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여러 친족들이 강기슭의 배 만드는 장소에 모였다. 거의 다 만든 배를 구경하고 나서 강가에 앉아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았다. 잡은 고기를 회를 쳐서 먹으며 즐겁게 놀다 왔다.

4월 26일에 배가 완성되었다. 김광계는 집안 어른을 모시고 강에 나가서 완성된 배에 올라탔다. 노를 저어 강을 오르내리며 노래를 부르고 놀았다. 저마다 술을 가지고 와서 서로 권하여 크게 취한 채로 노닐다가 해가 지고 난 후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닫기
닫기
관련목록
시기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장소 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