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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의 만성 복통
한겨울이다. 오늘도 저물녘에 눈이 내렸다. 이우석(李愚錫)이 며칠 집을 비웠다가 저녁 즈음에 집에 돌아와 보니, 그저께부터 소실이 복통이 나서 고통이 매우 심했다고 한다. 집에서는 계양탕(桂養湯)을 달여 복용시켰으나 증세에 차도가 없다.
소실이 아픈 것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다. 두 달 전인 10월에도 밤중에 자다가 닭 울 때쯤 복통이 도져 앉으나 누우나 불편하다면서 고통을 호소하였다. 그때는 평진탕(平陳湯)을 달여 먹였는데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복통에 잘 듣는 약이 무엇일까. 그때도 한 사흘 잠을 못 잘 정도로 고생을 했다. 정기산(正氣散)이니 소체환(消滯丸)이니 하는 약들을 연이어 먹여봐도 효험이 없었다. 애꿎은 아내는 그 후에도 며칠간 밤새도록 괴로워했다. 보다 못한 이우석은 임경운(林慶雲)이라는 사람을 시켜 의원 박생(朴生)에게 증세를 기록해 보냈다. 다음날 돌아온 임경운은 처방을 가지고 왔지만, 이미 아내의 병은 조금 나아진 상태였다. 처방 덕분인지 병이 나을 때가 되어서인지 알 수 없지만 복통은 차도를 보였다. 대신 이우석 자신이 감기로 드러눕는 바람에 집안에 약 냄새는 그칠 날이 없었다. 그렇게 두 달쯤 아무 일이 없었는데 다시 아내의 복통이 도진 것이다.
이번에는 그때 임경운을 통해 받아온 처방대로 초기부터 약쑥을 달여 아내에게 먹여보았다. 과연 의원이 처방이 효험이 있었는지 조금은 증상이 덜한 것 같았다. 연일 추운 날씨에 아내까지 몸이 좋지 않아 참으로 걱정스럽다. 부디 당분간은 복통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우석은 하염없이 내리는 함박눈을 근심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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