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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극기를 세워놓고 만세를 불렀다 한다
1919년 2월 9일, 들으니 얼마 전 서울에서는 손병희를 비롯한 몇 만 명의 사람들이 덕수궁의 대한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일장기를 뽑아 버리고 태극기를 세워놓고 만세를 불렀다 한다. 서울의 모든 사람이 만세를 부르기를 3일간을 계속했는데, 그 기세가 장대하여 총독도 능히 금지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또 고종황제의 장례 행렬에는 팔도에서 사람들이 모여 그 행렬을 따랐으며, 기생들까지도 몇 천 명이 소복을 입고 뒤따랐다고 한다. 이로 인해서 서울 문안에 3일간 일장기가 보이지 않았고, 다만 보이는 것은 태극기뿐이었고, 들리는 소리는 만세 소리뿐이었다고 한다.
태극기를 가진 자는 대개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만세를 부르는 와중에 위험을 무릅쓰고 앞장선 사람들은 호남과 평안도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영남 사람들은 이번 만세운동을 헛일로 생각하여 움츠리고 물러나기만 하므로, 사람들의 조롱과 꾸지람을 들었다 한다. 박면진은 이 소리를 듣자 확 얼굴이 불어졌다.
또 서울에서 금곡에 이르는 40리 길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곡성이 하늘을 찔렀다고 한다. 이 광경을 보던 외국인도 또한 흐느껴 울면서 눈물을 닦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하물며 외국인들도 이러한데, 영남의 인사들은 대체 무얼 하고 있었단 말인가. 박면진은 민망하고 창피한 마음을 어찌할 줄 몰랐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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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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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
저상일월(渚上日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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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한광(朴漢光), 박득녕(朴得寧), 박주대(朴周大), 박면진(朴冕鎭), 박희수(朴熙洙), 박영래(朴榮來)
주제 : ( 미분류 )
시기 : 1919-02-09 ~
동일시기이야기소재
장소 : 경상북도 예천군
일기분류 : 생활일기
인물 : 박면진, 손병희
참고자료링크 :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 손병희
◆ 고종의 장례식날 일어난 거국적 만세운동, 3.1 운동
이 이야기는 서울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야기에서 말하는 만세운동은 3.1 운동을 지칭하는 것으로 3.1운동은 1919년 3월 1일(양력) 고종 장례식날에 전국에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부른 사건이다. 1918년 파리 강화 회의에서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각 민족의 운명은 민족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는 민족 자결주의를 주창하였다. 아울러 1919년 2월 8일에는 일본 유학생들이 도쿄에 모여 조선의 독립을 주장하는 2 · 8 독립 선언서를 발표하였다. 3 · 1 운동은 윌슨의 민족 자결주의와 2 · 8 독립 선언서의 영향 아래에 발발하게 되었다.
1919년 3월 1일 민족 대표 33인은 태화관에서 독립 선언서를 낭독하였는데, 이들 민족대표는 손병희(孫秉熙)·길선주(吉善宙)·이필주(李弼柱)·백용성(白龍城)·김완규(金完圭)·김병조(金秉祚)·김창준(金昌俊)·권동진(權東鎭)·권병덕(權秉悳)·나용환(羅龍煥)·나인협(羅仁協)·양전백(梁甸白)·양한묵(梁漢默)·유여대(劉如大)·이갑성(李甲成)·이명룡(李明龍)·이승훈(李昇薰)·이종훈(李鍾勳)·이종일(李鍾一)·임예환(林禮煥)·박준승(朴準承)·박희도(朴熙道)·박동완(朴東完)·신홍식(申洪植)·신석구(申錫九)·오세창(吳世昌)·오화영(吳華英)·정춘수(鄭春洙)·최성모(崔聖模)·최린(崔麟)·한용운(韓龍雲)·홍병기(洪秉箕)·홍기조(洪基兆) 등이었다. 아울러 탑골 공원에서는 학생과 시민들이 만세 운동을 전개하였다. 만세 운동은 전국과 해외로 확산되었으나 일본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실패하였다.
그러나 3 · 1 운동이 조선과 주변국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다. 1910년대 일본 식민 정책인 무단 정치가 문화 정치로 바뀌었다. 그리고 독립 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할 필요성을 인식하여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수립되었고, 무장 항일 운동의 필요성으로 만주에서 1920년대 독립군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또한 중국의 5 · 4 운동, 인도의 무저항 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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