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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인줄 알면서도 기도를 올리다

1597년 1월 16일, 딸 단아의 증세가 날로 심각해져갔다. 지난 해 10월부터 병을 앓기 시작하더니, 해가 넘기고도 병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오래도록 누워있고 씻지를 못하니 온 몸에 이가 끓고 피부병마저 앓게 되어 그 형상이 참혹하였다. 약을 써도 듣지를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단아의 병으로 피난 길에 오른지 한 달이 되었건만 아직 충청도 아산 고을에 머물러 있었다.
어떤 사람이 지나가는 말로 가르쳐주기를, 병자의 생기복덕일을 가려서 글 아는 중을 불러가지고 쌀 3되로 밥을 지어 세 그릇에 담고, 정화수 한 그릇에 백지 한 장으로 깃대 5개를 만들어 세운 이후, 징을 치고 경을 외우면서 빌면 자못 효험이 있다고 한다. 오희문은 듣는 순간 그것이 허망한 일인 줄은 알았지만, 딸아이의 병이 어떻게 해도 효험이 없자 이거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하여 사람을 시켜 중을 불러다가 물었더니, 다행히 내일이 딸 단아의 생기일이라고 한다. 이에 들은 대로 준비해서 그 암자로 보내어 내일 새벽에 기도를 올리도록 하였다. 그리고 종 개질지를 시켜서 짐을 가지고 가도록 하고 아울러 등유 반종지도 함께 보냈다.
중의 이름은 인천이란 자였는데, 호남 출신의 중으로 이 암자에 머물고 있으면서, 이러한 기도로 일을 삼는다 하였다. 오희문은 영 믿음이 가지 않았으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도가 효험이 있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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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 쇄미록(𤨏尾錄) 전체이야기보기
저자 : 오희문(吳希文)
주제 : 병환
시기 : 1597-01-16 ~ 동일시기이야기소재
장소 : 충청남도 아산시
일기분류 : 전쟁일기
인물 : 오희문
참고자료링크 : 조선왕조실록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 오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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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날짜	장소
1	천식에 걸려 찾아오지 못하는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다	1616-01-21	경상북도 안동시
2	아들의 병 치료를 위해 백방으로 약을 구하다	1616-04-06	경상북도 안동시
3	애처로운 마음을 끌어안고 병든 아들의 살림살이를 돌보아주다	1616-08-18	경상북도 안동시
4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하다	1616-10-16	경상북도 안동시
5	아들의 무덤자리를 정하는 과정 - 피로와 마음의 아픔이 매...	1617-03-04	경상북도 안동시
6	집 앞 냇가에 장막을 치고, 아들의 상여를 기다리다	1617-04-10	경상북도 안동시
7	늙은 아비, 아들의 무덤 앞에서 제문을 읽고 슬피 울다	1617-04-16	경상북도 안동시
8	어린 손자가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다		경상남도 합천군
9	숙아(肅兒)의 죽음 (1) - 자식 같은 조카를 하늘로 보...	1583-11-11	경상북도 예천군
10	가족 (2) - 딸의 죽음 , 애끓는 부정	1587-08-28	대구광역시
11	친구들이 약을 지어주다	1625-06-17	경상북도 안동시
12	성 안에 크게 번진 괴질과 여러 질병, 가족의 목숨을 위협...	1849-02-25	대구광역시
13	죽은 아이를 스스로 묻는 아버지, 비통함에 잠식되다	1604-07-09	경상북도 안동시
14	꿈속에서 아내와 딸을 만나다	1592-07-03	전라북도 장수군
15	아들 윤겸의 편지를 읽다	1592-11-26	전라북도 장수군
16	온 집안 식구들이 병으로 고생하다	1593-01-06	전라북도 장수군
17	아들 윤해가 죽음의 고비를 넘기다	1594-01-28
18	딸아이의 병세로 급히 점을 치다	1596-09-25
19	딸아이를 위해 일부러 생일잔치에 가다	1596-09-28
20	집사람과 딸들에 대한 생각에 목이 메이다	1596-11-16
21	병석의 딸이 생일을 맞다	1597-01-14	충청남도 아산시
22	사청환 6알과 안신환 6알 딸아이의 처방전	1597-01-19	강원도 평강군
23	딸 단아가 숨을 거두다	1597-02-01	강원도 평강군
24	딸아이의 장례를 준비하다	1597-02-01	강원도 평강군
25	딸을 묻고 돌아오다	1597-02-05	강원도 평강군
26	궁예의 옛 궁궐터를 지나다	1597-02-13	강원도 평강군
27	자식들을 그리워하다	1597-02-24	강원도 평강군
28	병으로 손녀딸이 세상을 뜨다	1597-03-17	강원도 평강군
29	단옷날 죽은 딸을 그리워하다	1597-05-05	강원도 평강군
30	딸이 죽은 지 백일이 되어 굿을 하다	1597-05-11	강원도 평강군
31	무료한 틈에 계사년과 갑오년의 일기를 다시 읽어보다	1597-07-04	강원도 평강군
32	꿈속에 죽은 딸 단아가 나오다	1597-07-07	강원도 평강군
33	중양절 제사를 지내다	1597-09-09	강원도 평강군
34	막내딸의 소상제 날, 둘째 딸도 병에 걸리다	1598-02-01	강원도 평강군
35	딸 단아의 대상제를 지내다	1599-02-01	강원도 평강군
36	죽은 딸 단아가 생시인 듯 꿈에 나타나다	1599-03-08	강원도 평강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