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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생신에 친지들이 곡식을 보내어 오다
1746년 12월 14일. 오늘도 여전히 어머니는 몸이 편찮으셨다. 그나마 최근에는 환후가 더해지지 않고 있으니, 그것만 해도 큰 위안이 되는 일이었다.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이어서, 떡과 음식을 간단히 차리고 어머니 생신을 축하드렸다. 정작 최흥원 본인이 병이 들어 잔을 받들고 축수하지 못하니 참으로 민망하였다. 어머니께서는 생신날 맏아들의 몸 걱정에 안색이 더욱 어두워지셨으니, 스스로 불효를 책망할 뿐이었다.
그러나 어머니 생신에 맞추어 즐거운 소식도 있었다. 어제 최흥원의 며느리가 순산하여 딸을 낳았던 것이다. 아들이었다면 더욱 좋았을 일이지만, 딸이라 해도 그 기쁨이 어찌 줄어들겠는가! 시할머니의 병시중에 이제 시아버지인 최흥원까지 병을 겪고 있으니, 어린 나이에 시집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데다가 이제 어엿이 딸을 낳은 어미가 되었으니 최흥원은 자못 며느리가 대견하고 기특하였다. 어머니께서도 어린 손주며느리가 하는 살림이 미덥지 못하신 듯하셨지만, 항상 귀여워해 주시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어머니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인근의 친족들도 최흥원의 집을 찾았다. 종지 마을과 지묘 마을에 사는 친지들이 모두 찾아와서 어머니께 축수를 올렸다. 그리곤 곡식을 수십 섬이나 최흥원의 집으로 보내어 온 것이 아닌가. 까닭을 들어보니 얼마 전 최흥원의 집 창고에서 불이나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듣고는 집안사람들끼리 운영하는 종계에서 곡식을 내어준 것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최흥원은 친척들의 마음 씀씀이가 무척 감사했다. 이 친척들은 집안의 종손이라 하여 최흥원의 집을 신경 써준 것이리라. 그러나 최흥원은 이 곡식을 받지 않기로 하였다. 사적인 일에 종계의 곡식을 축내다 보면, 애써 만든 종계의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리라. 최흥원은 이러한 뜻을 친지 어른들에게 간곡히 설명하며 마음만 받겠노라 이야기하였다. 비록 곡식은 물렸지만, 여러모로 마음이 따뜻한 어머니의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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