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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한 살 설날을 맞이하다
1712년 1월 1일. 올해 엄경수는 마흔한 살이 되었다. 과거 젊은 시절에는 마흔 살을 마치 노인처럼 여겼는데, 고개를 둘러보니 40살을 먹었고, 또 한 해가 지났다. 이제 쉰 살에 9년이 모자라는 나이였다. 스스로 벌써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는 살이 새삼 놀라웠다.
예전 성인의 말씀에, ‘마흔 살, 쉰 살이 되어서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그 또한 끝일 뿐이다.’란 구절이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엄경수는 명성이 알려진 자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엄경수 역시 그저 그런 변변치 못한 인생으로 삶을 마감하게 될 것인가. 그런 생각이 밀려들자 씁쓸하면서도 좌절감이 밀려왔다. 그렇다면 과연 여기서 그칠 뿐이란 말인가!
그런데 한편으로는 책 속에 있는 다른 구절들이 떠올랐다. 논어에서 읽은 구절에는 이런 글귀도 있었다. ‘거백옥이 나이 쉰 살에 지난 마흔아홉 살까지의 잘못을 알았다.’ 엄경수는 거백옥에 비교하면 아직 그 나이에 이르지는 않았으니, 스스로 힘을 쓴다면 그들에게 비교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었다. 하물며 위나라 무공은 아흔다섯 나이에도 스스로 경계하는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데, 마흔한 살인 엄경수가 안 해서 되겠는가! 이런 생각이 미치자 엄경수는 붓을 들어 자신을 경계하는 글을 지어 내려갔다. 부디 내년 설에는 올해만큼 자책하지 않게 되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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