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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의 이야기, 무대와 만나다

뱀의 유혹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와 브뤼헐(Jan Brueghel the Elder, 1568~16625)이 그린
《The Garden of Eden with the Fall of Man》(1615)〉


기독교 세계관에서 뱀은 용서받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존재다. 한때는 신의 오른팔로, 신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은 천사가 신을 배신하고 신이 창조한 인간을 악으로 물들인 원죄 제공자이기 때문이다. 아담과 이브는 이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 ‘악’을 알게 되고 그들이 살고 있던 지상낙원인 에덴에서 쫓겨나 험난한 노동과 출산과 양육, 그리고 죽음의 길로 접어들었다.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더라면, 악마가 그들을 유혹하지 않았더라면, 이브와 아담이 차례로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아직까지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곳에서 과일 따 먹으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며 거닐고 있을까? 아니, 애당초 신은 악의라고는 없는 그 에덴에 어쩌자고 악이 담긴 열매를 자라게 했을까? 신이 선악과를 만들지 않으면 될 일이 아니었을까? 아니, 선이나 악을 구분하는 것이 그렇게 나쁜가? 그것을 구분할 존재는 신 혼자뿐이어야 할 이유가 꼭 있을까? 테리 프래쳇(Terry Pratchett)과 닐 게이먼(Neil Gaiman)의 소설 『멋진 징조들(Good Omens)』의 주인공 악마 크로우리가 천사인 아지라파엘에게 던진 질문이다.

아지라파엘은 에덴에서 쫓겨나 사막으로 내몰린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앞선 질문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다만 이렇게 말한다. 아마도 신의 ‘형언할 수 없는’ 계획일 거라고. 소설 속에서 뱀으로 변신해 이브를 유혹하는 것은 사탄이 아니라 사탄의 부하 크로우리다. 『멋진 징조들』은 웃음기 가득한 소설로 느슨한 악마와 인간의 행태가 썩 마음에 든 천사가 6천 년 넘게 우정을 이어가며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끝내 악마의 아들이 재림하는 것을 막아내는 이야기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호러영화 《오멘(Omen)》(1976)을 페러디한 책답게 겉으로는 냉소를 드러내지만, 내면 깊숙이 새겨진 인간에 대한 상냥함을 바탕으로 신과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단, 아주아주 즐겁게.


〈아마존 프라임에서 제작한 드라마 《멋진 징조들》(2019)〉 (출처: Amazon Prime)


악마와 천사의 대화에서 온갖 성경 속의 사건과 영국의 소설이 한 줄씩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즐거운 비명이 절로 나온다. 이 작품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는 원작 소설의 이야기가 시즌1, 그다음 이야기가 시즌2와 3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인 원조 뱀 크로우리는 우리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마음의 소리를 입 밖으로 내는 인물이다. 그야 물론 그는 악마니까. 하지만, 이 악마의 대사에 속이 시원해진다면 악마는 정말 나쁜 존재일까? 이 소설 속의 악마와 천사는 서류작업에 시달리고 말도 안 되는 상관의 지시에 시달리는 그저 평범한, 그러나 영원히 직장에 귀속된 인물이다. 영원을 산다고 해도 어찌 보면 가장 최악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아지라파엘과 크로우리는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직장에서 헤어 나올 방법을 찾는다.


〈연극 《파우스트》(2023)〉 (출처: 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하지만 다른 악마들은 좀 더 상상 속의 악마답다. 악마 중의 악마, 메피스토가 등장하는 『파우스트』를 보면 유혹의 달인이다. 최초의 인간부터 보기 좋게 속여 넘겼던 경력자답다. 하지만 만약 뱀이 정말 악마의 현현이라면 유혹의 달인이었던 뱀은 사실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신의 벌을 받아 발을 잃고 배로 기어 먼지를 먹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면 뱀에게 주어진 저주는 이미 완성되지 않았을까? 연극 속의 악마들이 제법 진지하게 인간 내면의 욕망이 악마의 모습으로 현현하는 것과는 달리 뮤지컬 속의 악마들은 대체로 허당이고 우스꽝스러운 편이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만든 뮤지컬 《빌어먹을 양키스(Damn Yankees)》(1955)의 악마는 유혹의 끝판왕이지만 저런 악마라면 한 번 만나봐도 좋겠다 싶다. 무엇보다 이 악마는 사거리 한가운데서 나타나지도 않으니 말이다.

평생 응원하는 야구팀이 빌어먹을 양키스팀에 참패하는 꼴을 보며 속을 끓이던 주인공 조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이기고 싶다!”라고 외치자마자 붉은 양말을 신은 악마가 연기와 함께 나타난다. 마치 그의 평생을 지켜보기라도 한 듯이. 조가 그토록 우승을 염원하는 팀의 이름은 ‘워싱턴 의원들’로 가상의 팀이다. 아직도 워싱턴 DC에는 야구팀이 없다. 이 팀은 팀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야구에게 큰 뜻이 없어 보일 정도다. 워싱턴에서 태어나 그 팀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조의 속이 쓰리다.


〈뮤지컬 《빌어먹을 양키스》(2024)〉 (출처: Marriott Theatre)


악마는 평범한 조 앞에 나타나 영혼을 팔라며 엄청난 조건을 내민다. 영혼을 그 자리에서 잃는 것도 아니다. 조건에 따르면 조는 엄청난 야구 실력을 지닌 스무 살의 청년으로 되돌아가 스스로 팀에 입단해 양키스를 깨부술 수 있다. 하지만 단서 조항이 있으니 이 기적은 특정한 날짜까지만 효과가 있다. 그 날짜를 넘기면 조는 젊은 모습으로 원하는 걸 모두 가지며 평생을 살 수 있지만 영혼은 악마의 것이 된다. 현대의 악마답게 ‘찍먹’을 제안한다.

맛보기 기간의 유혹이, 이 고지식한 남자의 마음을 홀랑 털어간다. 조는 스무 살의 천재 야구선수가 되어 자신이 사랑하는 팀에 입단하고 이후 팀은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투수로도 타자로도 그는 천재적이다. 마치 오타니 쇼헤이처럼. 잘생기고 젊은 야구선수가 된 조에게 유혹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결같은 목마름이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이 이야기를 공유하지 못하는 것. 그렇다. 악마가 그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아내를 한결같이 사랑하고 존중하며 죄짓지 않았던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조는 아내를 그리워하다 못해 결국 예전 자기가 살았던 집 근처를 서성이다가 아내의 집에서 하숙하기에 이른다. 다급해진 악마는 한 번도 유혹에 실패하지 않았던 자신의 하수인 롤라를 보내 조를 유혹하여 아내를 떠나게 만들라고 명령하지만 아뿔싸! 롤라마저 고지식한 조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자신이 소멸하게 될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며 조에게 악마와의 계약을 백지화할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악마가 말한 날짜를 넘기지 말고 아내에게 돌아가는 것. 악마가 말한 날짜가 언제냐?! 바로 팀의 결승전 하루 전날이다. 조의 고민은 깊어지지만 결국 조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잘생긴 천재 야구선수의 화려한 나날이 아니라 아내와 함께 늙어가는 것임을 절절하게 깨닫고 다시 아내를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그의 몸은 노인으로 돌아간다. 악마는 자신이 처음으로 영혼을 수거하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에 분노해 펄펄 뛰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롤라는 대리만족을 느낀다. 악마가 이 작품에서 주인공을 유혹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꿀처럼 달콤하다. “이 계약이 싫으면 그만이라고 한마디만 하면 돼.” 메피스토가 했던 유혹, 그 자체다.

〈뮤지컬 《빌어먹을 양키스》(2013)〉   더보기


주인공은 파우스트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지도, 그처럼 특별한 박사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심장만은 특급 심장이다. 메피스토가 노린 것은 바로 이 특별한 심장, 늙도록 한 여자만 사랑하는 이 심장을 노렸다. 하긴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정말 있다면 악마든 천사든 가지고 싶긴 할 듯하다. 이 작품의 묘미는 젊어진 주인공의 삶이 아니라 그를 유혹해 주저앉히려는 순간순간의 유혹들이다. 이 작품을 작곡하고 가사를 써서 토니상 작품상을 거머쥔 제리 로스는 정작 수상의 순간에는 이 세상에 없었다. 그는 마치 자기 작품의 주인공처럼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판 사람처럼 미친 듯이 곡을 쓰더니 홀연히 세상을 떠나버렸다. 엄청난 성공을 눈앞에 두고 그는 이 성공을 만끽하지도 못했다. 사람들이 말하길, 어떤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과 같은 결말을 준다고 하는데 제리 로스만큼 이 말이 정통으로 들어맞는 사람도 드물다. 악마가 존재한다면 말이다.

이 글은 연말에 쓰고 있지만 실리는 시기는 연초다. 새해가 시작될 때 우리 사회의 모든 악마의 힘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명한 푸른 뱀이지, 유혹에 실패했다고 세상을 망가뜨리는 미숙한 악마가 아니니까. 우리가 악마를 스스로 물리칠 힘이 있다고, 믿는다.




집필자 소개

이수진
뮤지컬 〈지킬앤 하이드〉, 〈그리스〉, 〈넌센스〉, 〈에비타〉 등 번역하고, 뮤지컬 〈신과 함께 가라〉 등을 썼습니다.〈뮤지컬 스토리〉 저자 / 더 뮤지컬 어워드 심사위원 역임 등
“괴이한 일들이 도처에서 발생하다”

머리가 세 개 달린 개구리와 꼬리가 세 개달린 뱀이 싸우는 모습 박한광 외, 저상일월, 1921년

1921년, 박면진은 올해에만 세 가지 이상한 일을 들었다. 얼마 전 전주에서는 두 마리의 용마가 나왔다. 신문에도 보도되었는데, 신문에서는 이들을 홍옥마라고 하였다. 이들은 바람과 구름이 거세게 일어나더니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얼마 전에는 박면진이 사는 예천 고을의 수려비 앞에서 머리가 세 개나 달린 개구리와 꼬리가 세 개가 달린 뱀이 서로 싸워 결국은 머리가 세 개 달린 개구리가 뱀을 잡아먹은 사건이 있었다. 머리가 셋 달린 것이 두 개나 나온 것도 신기하지만, 개구리가 뱀을 잡아먹었다 하니 이 또한 괴이한 일이었다.

또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은현 마을의 들메나무 밑에 있는 논에서는 두꺼비 같기도 하고 개구리 같기도 한 것들이 몇 천, 몇 만 마리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몰려 있다고 한다. 이놈들이 서로 껴안은 듯이 거의 3두락 정도의 논을 꽉 메우고 있다가 10여 일 후에나 사라졌는데, 개구리 알 같은 것을 토해 놓고 떠났다 한다.

나라가 망한 지 10년이 넘어가는데, 또 이런 기분 나쁜 징조들이 나타나니 박면진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나라가 망한 것보다 더 큰일이 무엇이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어쩌면 이런 징조들이 일본인들의 나라가 망할 징조는 아닐까? 박면진은 슬며시 이런 기대도 해 보았다.

“뱀에게 물려 죽은 종삼이”

뱀에 물린 노비 최흥원, 역중일기, 1763-07-11~

1763년 7월 11일. 맑고 간혹 구름이 끼는 더운 날이었다. 아들 주진이의 묫자리를 보기 위하여 오늘은 지관을 데려올 계획이었다. 지관을 부르러 가는 길에 타고 갈 요량으로 미리 말을 빌려 두었는데, 이 말을 잠시 보리를 옮기는 데 쓰다가 갑자기 넘어져 버렸다. 일어나긴 했지만 다리를 절뚝거리니, 아마 이 말로 지관을 데려오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진 최흥원은 이런 소소한 일에도 한없이 짜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최흥원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집안의 종들 중 종삼이란 녀석이 있었는데, 엊그제 뱀에게 물렸었다. 그런데 뱀독에 중독이 되어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러 살아날 가망이 없어지고 말았다. 이 종삼이란 녀석은 죽은 아들 주진이를 잘 따르던 녀석이었기에, 최흥원은 더더욱 슬픈 마음이 들었다.

아! 집주인이 덕이 없어 자꾸 이런 집안의 우환이 생기는 것일까. 최흥원 본인에게 무언가 액운이 끼어 있는 것은 아닐까. 자꾸만 집에서 가족과 종들이 죽어가는 일이 발생하자 최흥원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들마저 데려가더니 이제는 아들이 가장 아끼던 종놈마저 데려가려 하다니. 최흥원은 하늘을 향해 원망마저 들기 시작하였다.

“뱀이 얼굴을 스치고 가다”

방에 들어온 뱀에 놀라 잠에서 깨어난 양반 최흥원, 역중일기, 1763-06-01~

1763년 6월 1일. 아침이 되자 최흥원은 깜짝 놀랐다. 어젯밤에 방에 도둑이 들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어제 도둑이 들었던 그 시각, 최흥원은 생전 처음 느끼는 아찔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어제 최흥원은 아픈 아들 주진의 거처를 계정으로 옮겼다. 그리곤 셋째 아우를 만나보고는 다시 계정으로 돌아와 아픈 아이를 돌보았다. 설사가 그치지 않은 아들 주진은 피골이 상접하여 흡사 해골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픈 아들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도 몹시 괴로운 일이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괴롭고 아픈 마음을 스스로 달래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그렇게 고단하고 괴로운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 삼경쯤 되었을 때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번쩍 떴다. 바로 그 순간, 엄청나게 큰 뱀 한 마리가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그리곤 불을 찾아 밝히고 가까스로 뱀을 때려 잡았다. 태어난 이래 그렇게 황당한 일을 겪은 것은 처음이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겨우 다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늘 일어나 보니 뱀이 얼굴 옆을 스치던 그 시간, 최흥원의 방에 도둑이 들었던 것이다.

최흥원은 이를 알고 한참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최흥원 얼굴을 스친 뱀은 누군가가 일부러 풀어 놓은 것일 수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지며 식은땀이 났다. 최흥원은 그럴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헤아려보다가, 결국 그만두기로 하였다. 그냥 한 번의 놀랄 만한 일로 여기고 지나가자. 최흥원은 이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몇 자 되는 뱀을 때려죽이다”

종을 시켜 뱀을 잡는 모습 오희문, 쇄미록, 1596-06-16~

1596년 6월 16일, 오늘은 종일 음산하게 비가 내렸다. 말더듬이 계집종과 개금이, 그리고 품삭일꾼 두 명으로 하여금 어제 끝내지 못한 김매기를 시켰는데, 역시 오늘도 끝내지 못하였다. 밤에 창 앞에 누워 있는데, 처마 끝에서 잠자던 새들이 놀라 지저귀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이상한 생각에 올려다보니 뱀이 새집을 찾으며 처마에 걸려 있었다. 깜짝 놀란 오희문은 종 덕노를 시켜서 갈고리로 뱀을 걸어 내려서 때려죽였다.

뱀이 오희문 집에 나타난 것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10일경 그날도 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 처마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 창문을 올려다보니 처마 끝에 뱀이 걸려 있었다. 그 뱀은 길이가 무려 몇 자나 되고 검붉은 반점 무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독사가 분명하였다. 새집을 찾아서 새끼를 잡아먹기 위해서 지붕에 올라갔던 것이다. 만일 잡아 죽이지 않으면 필경 사람을 해칠 뻔했으므로, 뱀을 잡은 것을 다행스럽게 여겼던 터였다.

그런데 오늘 잡은 뱀을 보니 얼룩진 무늬가 먼젓번 죽였던 뱀과 똑같은 것이었다. 독이 있는 뱀이 이와 같이 자주 출몰하니 매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며칠 사이에 이와 같은 큰 뱀을 두 마리나 잡아 죽였으니, 혹 집안에 이상한 변고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오희문은 마음에 꺼림칙한 생각이 들어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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