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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웹진 '담談' 92호 - '한글날' 특집 조선 문자시대

글쓴이 : 관리자 [ 2022-02-24 ]



낫 놓고 기역자는 읽을 수 있지만

-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문해력 -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지난 1일,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하여 “조선시대 선인들의 문자이야기”이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10월호를 발행하였다.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은 현대사회는 물론 조선시대에도 문자의 기초적인 독해 및 개인과 사회의 소통 문제까지 연계되어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이었다. 어린아이에게 글씨를 가르치고, 여성에게 공부를 가르치지 않는 세태를 비판하며 문자를 가르치고, 딸과 며느리를 위해 한글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한글로 장부를 작성하였던 선인들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다양한 서체(書體)의 한문과 일본어, 몽골어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고, 때에 따라선 한글을 이용한 암호 문자를 창조했던 선인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해보았다.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맹영일 교수의 [문자의 나라 조선의 문해력]에서는 한국 사회의 문해력 저하 문제의 심각성을 살피고, 문자 중심의 조선 사회에서 문해력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양반이란 특권층이자 지식층에서 문해력 향상을 위해 어떤 교육과 학습을 했는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소개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읽기 영역에서는 OECD의 37개 회원국 중 5위에 해당하지만,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역량을 측정하는 문항의 경우 OECD의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25.6%의 정답률을 보였다.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업무상 필요한 비즈니스 문서를 읽을 때 업무상 어려움을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실제 꽤 심각한 상황이다. SNS나 메신저로 소통하다 보니 읽고 쓰는 기본적인 언어생활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문자에서 영상으로 정보 습득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문해력의 감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문맹률이 높았던 조선시대에는 문해력을 논할 수 있는 집단은 양반뿐이다. 양반이라고 모두 문해력이 높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조정의 관리들마저 글을 이해하지 못하였다는 일화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조선 후기에는 오직 지식층인 양반의 특권이었던 문자 배우기가 널리 확장되어 여성들에게 글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흐름이 나타났다. 1912년 11월 추운 겨울날,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펼친 김대락(金大洛, 1845~1914)은 조선의 잘못된 교육풍습을 떠올리며 어린 손녀에게 천자문을 직접 써서 가르쳤다. 김대락은 변화하는 시대에 한자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글을 이해하는 능력, 곧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결국, 이 시대 문해력이 화두가 되는 것은 100여 년 전 김대락이 손녀에게 한자를 가르치고자 했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암호도 결국 소통을 위한 문자

이문영 작가는 [정생의 언문일기]에서 학동들에게 ‘가을이 깊어지니 말이 살찐다’는 추고마비(秋高馬肥)의 뜻을 가르치느라 진땀을 빼는 정생의 이야기를 펼친다. 이 말은 가을이 되면 흉노의 말들이 살이 찌고 그러면 흉노가 말을 타고 침략해 오니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나, 학동들은 말을 잡아먹으려 살찌운다는 등 기상천외한 대답을 하여 정생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그러나 정작 정생을 난감하게 한 것은 제자 광덕이가 건넨 종이 한 장이었다. 한자도, 한글도, 일본어도 아닌 문자 같으나 문자가 아닌 무엇인가가 쓰인 종이였다. 정생은 그것이 예언서나 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단서라도 되는 듯 약간은 설레며 고심하였으나,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던 궁녀가 적은 다과 목록을 궁녀들만의 암호로 적은 종이임을 알게 되었다. 중국어, 몽골어, 인도어까지도 문자에 관해서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으나 궁녀들 사이의 암호까지는 미처 해석하지 못했던 정생은 멋쩍어한다. 한글과 한자, 숫자가 결합한 궁녀들 사이의 문자도 결국 해당 집단의 소통을 위한 도구로 문자가 기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차원의 문맹 극복법
세종대왕님은 알고 있지 않을까


권숯돌 작가의 [이달의 일기 – 글귀가 어둡다구요?]에서 1749년 최흥원(崔興遠)의『역중일기(曆中日記)』에 기록된 일화 중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어느 노비의 이야기와 1912년 김대락(金大洛)의 『백하일기(白下日記)』에 기록된 여자를 가르치지 않는 조선의 교육풍습을 개탄하며 직접 천자문을 써 손녀를 가르친 이야기를 웹툰으로 담았다.
노비가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이 희귀한 일이어서 심부름 온 노비에게 테스트 삼아 써보라고 했었던 시대이자 조선의 여인들은 ‘바느질할 치(黹)’라는 한자를 몰라도 바느질과 길쌈을 훌륭히 해내면 되는 때가 있었다. 이제 누구나 우리말을 읽고 쓰게 되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사회구성원 사이 말과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글귀가 어두워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 보게 한다.

아름다운 한글 보유국의 국민,
내 마음을 오롯이 표현할 수 있는 우리말로 손편지를 써보자


시나리오 작가 홍윤정은 [미디어로 본 역사 이야기-연애편지]에서 한글과 관련하면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글 창제를 위하여 고군분투한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언급한다. 반대하는 자들 한 사람 한 사람과 열띤 토론을 하던 장면에서 한자만이 ‘유학의 도(道)’가 담겨있다고 주장하는 신하에게 ‘작개언로(作開言路) 달사총(達四聰)’ 즉, 언로를 키워 사방 만민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이 유학에서 임금에게 가장 강조하는 덕목이라 하며 유학에 반(反)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한 임금이 만든 ‘글자’와 그것으로 인해 치러야 했던 투쟁을 매개로,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며, 그들이 자기 생각을 자신의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주인 됨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작가는 세상 그 어떤 글자로도 읽고 쓰고 마음을 나누는 일은 가능하지만 아름다운 한글 보유국의 국민이니, 내 마음을 오롯이 잘 표현할 수 있는 우리말로 손편지를 써봄을 제안한다.

[나무판에 새긴 이름, 편액]에서는 국문소설의 시발점이 된 상주시 이안면의 ‘쾌재정(快哉亭)’을 다루었다. 난재(懶齋) 채수(蔡壽, 1449~1515)가 만년에 국문소설 『설공찬전』을 지은 곳으로 ‘쾌재’는 ‘속세(俗世)의 시비(是非)와 영욕(榮辱)을 벗어나 유유자적한 삶을 산다’라는 의미이다. 채수가 정자 이름을 ‘쾌재’라고 지은 이유는 그렇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상주에서 은거하면서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해 한탄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스토리이슈]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서이자 보물이 된 『수운잡방(需雲雜方)』을 소개한다. 조선시대 경상북도 안동의 탁청정(濯淸亭) 김유(金綏, 1491~1555)가 장기간 요리법을 집성하고, 그의 손자 계암(溪巖) 김령(金坽, 1577∼1641)에 의해 완성되었다. 『수운잡방(需雲雜方)』은 총 121개의 항목마다 재료의 사용에서 조리, 가공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수운잡방 연구원은 이 책의 조리법을 재현하여 해당 요리를 실제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 더욱이 이 책을 이야기소재로 활용하여 2020년 한국국학진흥원의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강선주 작가의 [수운서생(需雲書生)]도 ‘먹방 사극’ 영화제작을 추진 중이이다. 보물 󰡔수운잡방󰡕의 이야기는 곧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호 웹진 편집장을 맡은 김민옥 교수는 “국민 대부분이 글을 읽고, 쓸 줄 알지만 세대 간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문해력이 저하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그 이유를 ‘미디어의 다양화’를 꼽았다. “문자보다는 이미지로, 글보다는 영상으로 소통하는 시대에 시각적 문해력(visual literacy)이 중요해진 탓”이 아니겠냐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국학진흥원에서 2011년부터 운영하는 스토리테마파크(http://story.ugyonet)에는 조선시대 일기류 248권을 기반으로 한 6,100건의 창작 소재가 구축되어 있으며, 검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출처 : 대구경북뉴스DGN


■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92호 보도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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