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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머리에서 금강을 노래하다 (1) - 벗을 찾아가는 길
1581년 5월 17일, 권문해는 임천군(林川郡)에 있는 지인 홍적(洪迪)을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짧은 여행을 시작했다. 그는 정오 즈음하여 황익광(黃益光)과 함께 작은 거룻배에 올라타 백마강(白馬江)을 따라 내려가 정산(定山) 땅에 이르렀다. 부여의 수령이 배로 나와 맞이하였다. 저녁때 즈음에는 함께 배를 타고 왕진(王津)에 이르렀다. 정산수령 조윤희(曺胤禧)가 또 뒤따라 도착했다. 날이 저문 후에도 계속 노를 저어 밤 아홉시가 넘은 시간에 낙화암(落花岩) 아래에 정박하고, 현사(縣舍)에 들어가 숙박하였다. 여행객들은 배가 물길을 따라 흘러가는 동안 서로 노래를 지어 읊었다.

강바람 맞으며 배를 타고 금강 하류를 지나는데
새와 물고기는 시종 자유로이 노니네
천리 멀리 금강의 물결 바다로 향하는데
석양에 긴 피리 불며 증류로 내려가네

반 장대 쯤 남은 석양은 뱃머리에 걸려있고
바람 자고 물결 맑으니 헤엄치고 놀 만하네
긴 피리소리 몇 가락 흥을 돋우니
오늘 밤은 그대로 백마강에 정박하리

십년 떠돈 벼슬살이에 머리털이 다 희어졌으니
속세 떠나 강호에서 살려는 뜻만 공연히 못지켰네
오늘 배 위에서 뛰어난 말씀 듣고 손뼉 치자니
때 묻은 얼굴 맑은 강물에 비춰보기 부끄럽네

권문해는 떠난 지 하루 만에 임천군에 도착하였다. 우선 임천군수령 홍인범과 종일 술을 마시다가, 밤이 되어 요산정(樂山亭)에 올라 드디어 홍적을 만나 만취하도록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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