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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초 추석 풍경 - 소 잡는 이웃집에서 제육 얻어 제사드리고, 성묘와 벌초를 하다
1616년 8월 14일, 김택룡의 조카 김형과 누님의 집에서 절사(節祀)를 지낸 음식을 나누어주었다.

8월 15일, 김택룡은 가동(檟洞)의 선조 무덤에 제사를 지내므로 직접 그곳으로 갔다. 그리고 조카 김형을 시켜 수록동(水綠洞) 왕부[王父, 조부] 묘소를 벌초하게 하고 음식을 올리도록 했다. 가동에서 합제[合祭, 여러 사람에게 제사를 함께 지냄]를 지냈는데, 영해 외조부모도 함께 제사를 지냈다. 김택룡이 들으니, 능운대 증조부모 제사는 송필이 묘소에서 지냈다고 하였다. 가동의 제사에는 범금(范金)과 임인이 술을 가지고 와 올렸다. 제사에 참여한 사람은 조카 김형 · 아들 김각 · 손자 중길 · 해응(海膺) · 조술(祖述) · 대달(大達) 등인데 모두 참여하여 도왔다.

1617년 8월 12일, 김택룡의 큰 아들 숙이 덕현(德峴)의 풀 베는 곳에 갔다. 절기가 추석 제사에 가까우나 제육(祭肉)을 얻지 못했는데, 김택룡이 들으니 권전룡(자는 응상)이 소를 잡는다고 해서 조카 김형을 보내어 얻어 왔다. 천실도 와서 선조 무덤의 벌초 일을 아뢰었다.

8월 13일, 김택룡의 아들 김숙이 제 외조부와 제 죽은 어머니 제사를 지내기 위해 요산에 갔다. 논복도 함께 나갔다가, 제 부모 무덤을 벌초하러 돌아갔다. 변전이 김택룡을 찾아와서 만나고 제 장인 산소에 제사 지내러 간다며 인사하고 돌아갔다. 김택룡은 은종을 시켜 포태[泡太, 두부를 만드는 데 쓰는 콩]를 자신의 누님에게 보냈다. 내일 누님이 가동(檟洞)의 선조 무덤에 함께 가려 하시기 때문이었다.

8월 14일, 어제 아침 정리에 있는 능금이 김택룡에게 쇠고기를 보냈고, 또 권전룡의 집에서도 조금 보내왔다. 김택룡은 누님 집에 있다가 가동과 수륙동(水陸洞) 절제(節祭)를 지내기 위하여 무덤에 올라가려 했으나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하는 수없이 큰 아들 숙의 집 청사(廳事)에 신주를 모시고 지냈다. 제사를 파하고는 생질 정득의 집에서 제사음식을 음복하였다. 그 때, 김몽서(金夢瑞)가 마침 와서 참여하고 음복했다.

8월 15일, 김택룡이 자신의 외조부모 제사를 상방(上房)에서 지냈다. 김택룡의 생질 정득 무리는 수록동(水綠洞)에서 벌초했다. 또 김택룡은 술과 과일을 마련하여 생질 정득 · 조카 김형 · 손자 괴를 데리고 가동(檟洞)에 올라가 선조 무덤에 잔을 올려 절하고, 또 제물을 나누어 영해 장인 산소에도 절했다. 조카 김형은 제 어머니 무덤에 절했다. 남은 제물을 요절한 손자, 손녀 무덤에도 뿌렸다. 천실에게 떡을 주고, 술과 과일은 같이 간 사람들에게 나누어 먹였다. 천실도 탁료주를 가져와서 사람들에게 먹였다.
해질 무렵 헤어져 돌아왔다. 김택룡의 아내와 누님 · 김숙의 처 · 김택룡의 형수 · 김택룡의 아들 각과 손자 중렴 등은 제물을 마련하여 죽은 아들 김적의 무덤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고 왔다. 산양의 사람들은 오지 않았는데, 물이 불어 못 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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