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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에서 기생들과 풍류를 즐기다
조위한(趙緯韓)은 1618년 2월에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남원으로 내려와 살게 되었다. 그런데 토포사(討捕使)의 임무로 남부로 가는 도중에 남원에 와 있던 동생 조찬한(趙纘韓)과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다른 일행들과 함께 겸사겸사 지리산을 여행하기로 했다. 여행은 4월 11일에 시작되었다.

4월 12일, 압록진(鴨綠津)에 이르니 양형우(梁亨遇)가 먼저 강가에 도착하여 악사를 시켜서 피리를 불게 하고는 기다리고 있었다. 강가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 배를 타고 술을 마시며 즐기고자 했다. 곡성 관아에서 관기 두 명을 보내주어 같이 배에 올랐다. 악사의 피리에 맞추어 기생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강위에서 풍류를 즐기며 한참을 놀았다. 조위한과 일행들은 흥이 나서 각자 시를 한 수씩 지었다.

배에서 내려 계곡을 따라 30리를 걸었다. 구례현으로 들어가 현감 민대륜과 만났다. 일행과 민대륜은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졌다.

13일 아침에 구례현의 아전을 광양의 심생(沈生)이라는 사람에게 보내어 지리산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위한과 일행은 지리산 무릉계곡에 도착했다. 쌍계사의 승려 10여 명이 나와 일행을 맞이하면서 “토포사께서 이미 이 지역의 병마절도사님과 함께 쌍계석문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라고 했다.

조위한 등은 어서 만나고 싶어 곧장 가마를 타고 쌍계석문에 이르렀다. 쌍계석문은 커다란 바위 두 개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다. 오른쪽 바위에는 ‘석문(石門)’이라고 새겼고, 왼쪽 바위에는 ‘쌍계(雙溪 : 실제로는 ‘雙磎’)’라고 새겨놓았다. 이는 최치원의 글씨였는데, 네 글자가 뿜어내는 기세가 마치 용과 뱀이 기어올라 움켜쥘 듯 하고 칼과 창이 비껴서 꽂혀있는 듯 했다. 병마절도사 등과 만나서 계곡의 바위 위에 술자리를 마련했다. 보석으로 아름답게 외양을 꾸민 진주의 기생 6~7명이 일행을 접대하기 위해 왔다. 노래를 부르는 이, 가야금을 뜯는 이, 피리를 부는 이가 각자의 재주를 뽐냈다. 이러한 소리가 물소리와 섞이니 마치 사람이 만들어낸 소리 같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쌍계사의 승려들도 일행 주위에 둘러 앉아 있었다. 그런데 승려들 중에 옷이 매우 깨끗하고 눈빛이 빛나는 이가 있었다. 말을 걸어보니 법명이 각성(覺性)이라고 하는 이였다. 유교 경전을 많이 읽었으며 불교의 교리에도 밝은 이였다. 원래 신흥사(神興寺)라는 절에서 2백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설법을 하는 이였는데, 조위한 일행이 산에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행을 맞이하려고 쌍계사에 와서 기다리던 중이었다. 일행과 각성은 함께 모여 앉아 시를 지었다. 쌍계사에는 고목 천여 그루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으며, 몇 그루 동백나무에는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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