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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1) - 권문해,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돌보다
1587년 7월 1일, 권문해는 관아에 나아가 일을 보고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3년 전 맞이한 두 번째 부인 함양 박씨가 몹시 아팠기 때문이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오른쪽 무릎에 독기가 몰려 구부렸다 폈다 하지를 못하였다. 이날은 아내에게 냉약(冷藥)을 쓰고, 또 침을 써서 터뜨렸다. 권문해는 다음날에도 관아에 나아가 잠시 공부를 수행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내 곁을 지켰다.

그 다음날도 권문해는 오한과 발열과 함께 고통을 참아내는 아내 옆을 지키며 간호하였다.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보살폈지만 아내의 증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속이 타 들어가는 권문해는 칠곡에 사는 품관 이함(李諴)이 부종을 다스리는 방법을 잘 안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을 시켜 청해오도록 하였다.

7월 12일, 이함이 궁중에서 파견된 약재 검사관 이운영과 함께 왔다. 이함과 이운영은 아내의 병을 습사(濕邪)로 인하여 온몸이 붓는 것 같다며, 부종에 효험이 있다는 곳을 찾아가 보라고 하였다. 이에 권문해는 아내를 데리고 그 곳을 찾아가 보았다. 그곳에서도 말하길 ‘혈종이 아니고 습종이다.’라고 하였다. 아내 함양 박씨의 무릎에 침을 놓아 피를 빼고, 대강활산(大羌活散)을 지어 먹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내의 통증은 계속되었다. 찌르는 듯 한 통증을 참는 아내를 보는 권문해의 마음도 찢어졌다. 권문해는 수소문한 끝에 문경에 사는 내금위 진곤(陣崑)이 부종을 치료하는 방법을 잘 안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아내를 치료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7월 20일, 문경에서 대구까지 진곤이 왔다. 진곤은 권문해의 아내를 살피더니 이는 풍습(風濕)의 증상으로 ‘침으로 터뜨린 다음 쑥뜸을 떠준다면 그 통증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고 하며 그대로 하였다. 오후에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하였다. 4~5혈의 기를 통하게 하고 쑥뜸을 14장 떠주었다. 진곤의 치료를 받은 다음날. 권문해의 아내는 여전히 힘들어했다. 권문해는 오래도록 음식도 먹지 못하고 원기가 날로 줄어들고 약도 토해내는 아내를 보는 것이 고민스럽고 괴로웠다.

아내가 건강하게 옆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통했는지 7월 22일, 아내의 통증이 전날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나 큰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권문해는 아내가 건강하게 옆에 있어주길 바라며 지극정성으로 돌보았으나 그 효험이 하늘에 닿지 않는듯하여 힘이 들었다. 이대로 아내를 잃을까 두려웠다.

그런 권문해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아내가 아픈지 한 달이 넘어 8월 9일, 아침에 내린 큰 비에 아내의 병환이 씻겨갔는지 증세가 크게 좋아졌다. 이에 권문해도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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