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
  • 검색

상세검색

디렉토리검색
검색어
시기
-
김충(金沖)의 종이학
1589년 5월 14일, 권문해는 문득 김충(金沖)의 집 앞에 걸어 놓았던 장대위의 종이학이 그리웠다. 그 종이학이 김충의 집 앞에 내 걸리면 그가 집에 있으니 그 누구도 들어와 함께 술과 시를 나누자는 뜻이었다. 장대에 종이학이 걸리는 날이면 원거리의 친구들도 한 걸음에 달려왔고 시를 읊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면서 날이 새도록 맑고 고운 이야기를 주고받는 청담(淸談)이 이어졌다. 더욱이 김충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성품만큼이나 고아하고 담박한 시어(詩語)를 듣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깨끗하고 맑아졌으니 고을 사람들은 그의 고아한 운치를 사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한양으로 올라가고 도성 밖에서 쓸쓸히 죽게 되었다. 김충이 그리운 오늘 권문해는 “누가 서대의 학을 걸어 놓았는가. 한강 북쪽에서 죽은 이의 혼을 부르기 어렵네.”라며 시를 읊었다.

닫기
닫기
관련목록
시기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장소 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