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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종이 봄을 가져오다
지난 해 겨울에는 아내를 장사지내고 그 외에도 문중에서 많은 사람을 전염병으로 잃었다. 1645년 봄, 김광계는 부쩍 지쳐 있었다. 봄이 왔건만 아직도 전염병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기제사도 집에서 지내기가 꺼려졌고, 꽃구경을 하러 나갈 기운도 없었다. 며칠 전에는 김광계가 머물고 있는 강사(江舍)에 예안 현감 및 여러 사람이 들이닥쳐 술을 한바탕 마셨기 때문에 김광계는 영 몸이 불편했던 것이다.

이틀 남짓 강사에 누워서 몸을 조리하던 김광계는 문득 바깥 풍경이 어떤지 궁금하여 강사에서 김광계를 모시고 있는 어린 종에게 산에 올라가서 꽃이 피었는지 어떤지 보고 오게 하였다. 어린 종은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질 않았다. 무엇을 하느라 오지 않는지 궁금해 할 때쯤, 어린 종이 산에 흐드러지게 핀 꽃을 한 아름 꺾어왔다. 김광계는 어린 종의 해맑은 얼굴을 보며 산에 꽃이 피었음을 알겠다고 하며 웃었다. 그리고 병에 꽃을 꽂아 방 안에 봄을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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