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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불이 나다
1628년 늦가을, 김광계의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류암에게 시집간 둘째 누이가 동생과 함께 온 것이다. 김광계는 오랜만에 누이와 형제들을 만나 반가웠으나, 도착한 다음날부터 누이가 갑자기 곽란 증세를 심하게 일으키고 기절할 정도로 앓는 바람에 한동안 온 집안이 들썩였다. 누이가 나아지고 나니 스트레스 탓인지 김광계 본인이 복통을 앓았다. 연이어 박회무에게 시집간 큰 누이도 조카를 데리고 방문했다.

여러 모로 집안 식구들 모두가 정신없을 만한 때에, 마침 계절은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늦가을이었다. 그만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다. 다행히 동네 사람들이 찾아와 도와 준 덕에 사랑채 두 칸을 태우는 선에서 진화되었으나, 김광계와 식구들은 크게 놀랐을 것이다. 수도시설도 없고 목재로 집을 지었던 조선시대에 화재는 드물지 않게 일어났고 한 번 터지면 피해도 심각하기 마련이었다. 김광계 집의 화재가 사랑채 두 칸만 타고 끝난 것은 동리의 이웃들이 그만큼 열심히 나서서 불끄기를 도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평소 김광계가 이웃들에게 어떻게 처신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행히 불탄 사랑채는 이틀 만에 대강 수습되었다. 사흘 뒤 둘째 누이의 생일이 되었을 때, 김광계는 실로 오랜만에 할머니를 모시고 형제자매와 다 같이 모여 즐겁게 먹고 마시며 기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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