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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맛을 돋우는 생선회, 배탈의 원인
김광계는 자연을 좋아했다. 번다한 공무에 시달리는 일 없이 작은 마을에서 학업에 열중하는 삶을 살았던 만큼 종종 아름다운 풍경을 돌아보며 머리를 식히는 것이 얼마 안 되는 낙 중 하나였을 것이다. 친구나 친척들과 강가에서 술자리를 벌여 노는 것도 풍취가 있었고, 물이 고요한 날이면 배를 띄워 놀기도 했다. 그럴 때 종종 등장하는 안주가 은어였다.

1619년 5월 9일에는 가뭄에도 불구하고 강가에 나갔는데, 바로 마른 물 덕에 쉽게 잡을 수 있는 은어를 건지기 위해서였다. 손쉽게 잡은 은어들은 수백 마리에 달했는데, 먹다 먹다 지쳐서 질릴 정도였다. 1628년 여름, 7월 9일에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손쉽게 잡은 수백 마리의 은어를 서당에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1638년에는 봄과 여름에 각각 물고기를 잡아 회를 쳐서 술안주로 먹었다. 생선회 안주를 먹는 일은 유람의 맛을 더하는 일이었다. 다음 해인 1639년 9월 24일에는 단풍 구경을 하다가 형제들과 풀밭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작년에 먹은 생선회 맛이 문득 그리워졌는지 종을 시켜 생선을 잡아 회를 치게 하였다. 종이 생선을 잡는 동안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술맛을 돋우는 생선회가 턱 밑에 대령되었다. 하지만 모두들 민물고기 속에 숨어 있던 기생충이 배탈의 원인이 되는 줄은 꿈에도 몰랐고, 김광계는 여름마다 배탈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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