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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시에서 청렴과 왕도를 논하다
복시(覆試) 시험장에 들어섰다. 과연 이미 향시(鄕試)에서 한 번 걸러진 인원이 모이는 만큼 시제가 변경되는 것과 같은 혼란은 없었다. 금난수는 자리를 잡고 앉아 시제를 확인하였다. 시제는 “조변(趙抃)이 주렴계(周濂溪)를 알아보지 못하다[趙抃不識周濂溪]”였다. 두 사람은 모두 북송대의 관리였다. 조변은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탐학한 관리를 탄핵한 청렴한 관리였고, 주렴계는 곧 주돈이(周敦頤)인데, 성리학의 틀을 만든 학자로 여겨질뿐더러 현령으로서 고을을 다스리는 데도 명쾌하였다. 조변은 주돈이의 면면을 알지 못하고 주위의 참소로 인해 주돈이를 엄히 대하였으나, 곧 직접 주돈이의 행실을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깨달았다. 이 시제는 곧 이러한 일화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논하게 한 것이었다.

첫 시험 후 이틀 만에 다시 치러진 시험에 내걸린 시제는 “검은색 홀(圭)을 바치다[錫玄圭]”였다. 검은색 홀은 요(堯) 임금이 우(禹)임금에게 하사한 것으로, 천하를 뜻하였다. 우 임금은 치수(治水)를 마친 뒤 이것을 순(舜)임금에게 주었다. 이 일화는 『서경(書經)』 「우공(禹貢)」에 나오는 것으로, 금난수와 여러 거자들은 이 주제로 부(賦)를 지어야 했다. 또 이틀 뒤에는 책문(策文)을 짓는 것으로 6일간에 걸친 복시를 마쳤다. 과거시험을 치는 동안 지칠 대로 지쳤는지 금난수는 따로 다른 벗들을 만나지 않고 바로 현풍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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