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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어긴 수령을 야유하다
율사에서 사촌 및 매제와 함께 공부를 하던 금난수에게 고을 수령이 사람을 보내 방문해도 괜찮겠냐고 물어왔다. 마침 책만 들여다보기에 지루했던 차에 방문객이 있으면 기분 전환도 되고 여러모로 좋은 일이었기 때문에 금난수가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하여 수령은 4월 8일에 방문하기로 약조하였고, 금난수는 종일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오기로 한 수령은 오지를 않고, 시를 지어 사람 놀리기를 좋아하는 금난수와 그의 외사촌 매제 배삼익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둘은 나란히 약속을 어긴 수령을 야유하는 장난스러운 시를 지어 보냈다.

문 밖으로 복사꽃 개울물 따라 떠가고 門外桃花從水流
신선 세계 소식 고깃배로 새어 나오네 仙區消息漏漁舟
옛 기억 더듬어 찾아와도 온통 흔적 없고 來尋舊記渾無跡
길 잃은 공산에서 멋진 구경 놓치고 말았네 迷路空山失勝遊

금난수는 우리가 있는 이 율사가 어디 신선세계인지, 수령이 도통 길을 못 찾아서 오지를 못하는 거냐며 놀렸고,

이 시대 풍취와 정경이 최고라고 當代風情第一流
사람마다 다투어 말하나 곧 빈 배라네 人人爭道是虛舟
북산 신령에 어긴 약속 마음에 걸리기는 하나 北山負約非無意
이문 보내어 못 놀게 할까 걱정이라네 怕有移文不許遊

배삼익은 수령이 율사가 있는 산의 산신령이랑 약속한 것을 어겨서 산신령이 산에 들어오는걸 거절하여 못 오고 있는 것이냐고 놀렸다. 사람을 놀리는 시를 쓰는 데 있어서는 이 두 사람의 합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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