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
  • 검색

상세검색

디렉토리검색
검색어
시기
-
길 나선 김에 장원급제까지
서울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기 전, 아버지와 여러 친척 형들을 모시고 인사를 올린 뒤, 또 퇴계 선생에게도 나아가 인사를 올렸다. 먼 길을 가기 전에 응당 어른들에게 인사를 올려야 했고, 또한 과거시험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인사를 올리는 그 마음가짐은 더욱 비장했을 것이다.

어른들에게 인사를 마친 뒤에도 전별은 그치지 않았다. 동촌에 사는 고종사촌 형인 손규를 만나보고, 손환, 권덕원 등과 함께 청원대(淸遠臺)에 올라갔다. 청원대에 올라가 있자니 처형인 조목이 나와 함께 바람을 쏘였다. 날이 저문 뒤에는 배를 타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밤 뱃놀이를 즐겼다. 동네 사람인 심룡(沈龍)이 그의 형과 함께 길 가는 데 반찬으로 부조하는 것이라며 닭 두 마리를 들고 왔다. 꼬꼬거리는 닭 두 마리를 종에게 맡긴 뒤, 처가에 가서 하직 인사를 마쳤다.

다음날에는 온계(溫溪)에 사는 두 고모와 고모부들을 뵙고 인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길을 나섰다. 그간 퇴계 선생 문하에서 배운 모든 것과, 율사와 백운동 서원에 우거하며 갈고닦은 학문을 세상에 내보이기 위해 걸음을 내딛은 것이었다. 미련은 청원대 아래 흐르는 강물에 함께 흘려보냈다. 이번에 길을 나선 목적은 그간 다녀왔던 유람처럼 세상 경험을 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장원급제에 있었다.

닫기
닫기
관련목록
시기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장소 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