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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유배 의병들, 일본 관헌이 강압적으로 머리를 깎이고 복색을 바꾸려 하자 이에 저항하다
1906년 7월 9일, 오후에 한동안 최익현, 임병찬과 홍주 의병들은 시를 읊으며 상호간 교감하면서 동지 의식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도 잠시였고 곧이어 이들을 감시하던 일본군 경비대대의 대대장, 중대장이 병정 4-5명을 대동하고 교사로 찾아왔다. 잠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다시 긴장 가득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중대장은 병사들을 시켜 의병장들 신체의 이상 유무를 검사한 다음 일본어로 명령했다. 통역에 의하면 일본군의 장관이 왔으니 경례를 해야 하니 관을 벗으라는 명령이었다. 최익현은 대노하여 일본군 장교들을 꾸짖었고 통역은 다소 난감해하면서 최익현의 말을 하나하나 일본군 장교들에게 전달했다. 통역의 말을 다 듣고 대대장은 의병장들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중대장을 시켜 재차 지시에 따를 것을 명령했다. 중대장은 앞으로 나와 다음과 같이 의병장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일본(日本)이 주는 밥을 먹었으니 일본의 명령을 좇아야 할 것이다. 관(冠)을 벗으라면 관을 벗고, 머리를 깎으라면 깎아 명령대로 시행할 것이지, 어찌 감히 거역한단 말이냐.”

일본군 장교들의 말을 통역이 전달해주자 최익현은 들은 채도 하지 않았다. 최익현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중대장은 병정들에게 눈짓하여 의병장들의 의관을 벗기고자 하였다. 그러나 최익현은 노기어린 표정으로 일본 병정들을 제지하였고, 병정은 장교의 명령을 이미 들은지라 총 머리로 위협하며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시키고자 하였다. 최익현은 그럼에도 꼿꼿하게 앞으로 나와 큰 소리로 병정에게 그 총으로 자신을 찌르라고 외쳤다.

일본군 장교들은 상대가 녹록지 않은 것을 알고 일단 오늘은 그냥 돌아가고자 하였다. 하지만 최익현은 이들에게 예를 표하지 않았고 자리에 앉은 그대로 꼿꼿하게 있었다. 일본 병정 두어 사람이 좌우에서 끌어 일으켜 세우고자 완력을 쓰니 여러 의병장들이 이를 뜯어말렸다. 일단 최익현이 노구인지라 더 심하게 구속하면 무슨 사달이 날 것 같자 일본군 장교들은 병정들에게 그만 둘 것을 명하고 그냥 자리를 떴다.

최익현과 의병들은 일본군이 예를 다해 대접하지 않은 것을 통탄하였다. 특히 임병찬은 노구인 스승이 저리도 당당하게 나서는 것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혹여나 신상에 무슨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해 했다. 그럼에도 최익현의 태도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으며, 이러한 최익현의 모습은 다른 의병들에게도 큰 감명을 주었다. 일본 측의 부당한 대우에 언제든지 맞서고자 하나 둘 마음을 단단히 먹고 맞서고자 하는 분위기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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