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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깊은 밤 거울 같은 달빛, 흥에 겨워 닭이 울 때까지 술잔을 기울이다
1621년의 추석에는 안개가 짙게 끼고 날이 흐렸다. 김령은 외가의
절제(節祭)
를 지내고 가묘에
천례(薦禮)
를 올렸다.
어두운 구름이 종일 끼고 걷히지 않았다. 저녁 무렵에는 친지들이 술을 가지고 김령을 방문했다. 김령도 함께 술을 내어 버드나무 그늘 아래에서 술잔을 나누었는데, 보름달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그러나 밤이 깊어지자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닦아놓은 것 같았는데, 거울처럼 달빛이 교교하였다.
인간 세상의 어지러움을 다스리는 것 또한 어찌 이와 같지 못할까. 달빛이 비치니 술잔을 드는 것이 몹시 즐거웠다.
김령은 술자리가 끝나고 다시 다른 이의 집으로 가서 너덧 잔을 마시고 돌아왔다. 자리에 누우니 닭이 세 번째 울었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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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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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
계암일록(溪巖日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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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령(金坽)
주제 : 제사, 추석, 교류
시기 : 1621-08-15 ~
동일시기이야기소재
장소 : 경상북도 안동시
일기분류 : 생활일기
인물 : 김령, 김령의 친지들
참고자료링크 :
웹진 담談 7호
웹진 담談 7호
조선왕조실록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 김령
◆ 조선시대 추석의 절제
절제(節祭)는 정조, 한식, 단오, 추석 등의 명절, 그 밖에 초하루와 보름, 청명절, 삼월삼짇날, 칠월칠석, 중원절, 중양절, 동지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4절제를 제외하고는 주자가례에 보이지 않는 제사이지만, 좋은 날을 맞이하여 조상을 소홀하게 대할 수 없다는 마음에서 이러한 빈번한 절제가 비롯되었다.
◆
원문 이미지
◆ 원문 번역
신유년(1621, 광해군13) 8월 15일 안개가 짙게 끼고 흐렸다. 먼저 외가의 절제(節祭)를 지낸 뒤 가묘에 보름 천례(薦禮)를 올렸다. 어두운 구름이 종일 끼고 걷히지 않았다. 저녁 무렵에 이지·이직 및 서숙, 참이 오고 자개 및 이실도 왔다. 모두 술을 가져오고 나도 술을 내었다. 버드나무 그늘아래에서 술잔을 나누었는데 보름달을 볼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밤이 깊어지자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닦아놓은 것 같았는데 거울처럼 달빛이 교교하였다. 인간세상의 어지러움을 다스리는 것 또한 어찌 이와 같지 못할까. 이리하여 술잔을 드니 매우 즐거웠다. 술자리가 끝나고 서로 이끌고 이직의 집에 가서 너덧 잔을 마시고 돌아와 자리에 누우니 닭이 세 번째 울었다. 十五日 大霧而陰. 先行外家節祭, 後行家廟薦禮. 陰雲終日不解. 向夕以志以直及老叔墋來, 子開及而實亦至. 皆持壺, 余亦出酒. 酬酌柳陰下, 以不得見端正月爲恨. 夜深雲撤, 天宇如洗, 鏡光皎然. 人世治亂, 亦豈不如是乎. 於是擧酒樂甚. 酒罷, 相携徃以直家, 飮四五盃, 歸臥, 鷄三鳴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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