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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선비 김령의 과거시험기 (5) 35번째 생일 선물 - 과거 급제 소식을 듣다
1612년 8월 10일, 김령은 1577년의 이 날, 서울의 주자동에서 태어났던 사실을 회고하며, 감회가 새로웠다. 35번째 생일을 맞은 이 날, 그는 다시 서울에 머무르고 있으며, 바로 일주일 전 과거에 급제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1612년 8월 2일 늦은 오후, 김령의 종 청산이가 관인 너댓 명과 함께 김령의 과거 급제 소식을 안고 왔다. 김령은 이 소식에 영광스럽고 감격하였으나, 이내 부모님이 그가 출세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이 한스러웠다.
종 청산이를 따라온 관비의 무리들과 아이들이 오십여 명이나 되었는데, 김령은 그들에게 쌀을 몇 되씩 나누어 주며, 합격턱을 내었다. 방목(榜目)을 보니, 김령은 6등으로 급제하였다. 장원(壯元)은 이민구(李敏求)였으며, 합격자 중 영남사람은 열 명이었다.

김령은 과거 급제 소식을 듣고 매우 분주해졌다. 우선 노비 애상을 고향 집으로 보내어 합격축하의식인 방방(放榜)을 준비해야 했다. 방방연 때 입을 옷과 여러 가지 치장들을 준비해야했고, 그밖에 처리해야할 일이 많았다. 관인이 와서, 방방할 때에 겉에 입는 도포는 모두 당나라에서 제작된 것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한편, 선임 관리들이 새로 과거 급제한 후배들을 침희(侵戱)하는 것은 오래된 풍습이다. 이 침희는 합격자가 발표된 날부터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었다. 김령은 자신의 병든 약골로 견딜 수 없을까 두려워서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거짓으로 둘러대고, 성균관 출입을 하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으로, 성균관에서 계속 선후배들이 모임을 갖는데, 김령의 고을에서 함께 급제한 사람들은 모두 선배들로부터 곤욕을 당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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