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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으로 변한 말, 부정합격으로 출세한 자가 과거시험장의 감독관이 되다
1617년 7월 23일, 김령은 비안(比安)에서 열린 동당시(東堂試)를 치르고 돌아오는 김백온과 이임보를 만났다. 그들은 감독관으로 들어온 고령 현감 신경민(申景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평소 유학을 공부하지 않아서 문관도 무관도 아닌, 그저 부장(部將).습독(習讀) 따위였다. 그런데 권력을 가진 무리들에게 부탁하여 1616년 겨울 별시에 급제하게 되었다. 뇌물을 받은 간신들이 미리 문제를 내어 글을 짓게 하고는, 시험 당일에 이를 사사롭게 이용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당시 안팎으로 서로 짜고 일을 꾸며 40여 명을 급제시켰는데, 이 와중에도 신경민이 합격한 것은 더욱 해괴한 일이었다. 듣는 사람들은 모두 큰 변고라고 하였다.
신경민은 이즈음 비안의 녹명관(錄名官)으로 왔다가 사람이 부족하여 감독관으로 시험장에 들어왔는데, 시권(試券)을 읽을 때에는 구두(句讀)조차 전혀 떼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이러한 지경인데도 문신이 되고, 시관이 되니 상황이 어찌 어지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급제 당시 신경민이 좋은 말을 권세 있는 집안에 뇌물로 바치고 과거에 급제하였으므로, 당시 사람들은 이를 빗대어 ‘말이 용으로 변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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