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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쏘기 시합에서 첨사에게 멋지게 복수하다
1606년 4월 3일, 함경도 최북단 회령에도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박계숙(朴繼叔)
이 이곳 보을하진에서 근무한지도 어언 4개월이 되었다. 부임 초 몸에 병도 들고, 습진에 참석하지 못해 곤장도 맞아 곤경에 처한 일도 있었지만 이제 이곳에서 생활도 제법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어제 3일에는 보을하진의 무사들과 박계숙(朴繼叔)처럼 남쪽에서 온 일당백장사들 사이에 큰 내기가 벌어졌다. 바로 활쏘기 시합을 하기로 한 것이다. 보을하진에서는 첨사 민열도가 주장이 되고, 남쪽 장사들 중에서는 박계숙(朴繼叔)이 주장이 되었다. 한 사람이 활 5순씩 쏘아 종일토록 쏘았다. 시합 결과 박계숙(朴繼叔)과
남래장사
들이 14발을 더 맞추어 이겼다. 박계숙(朴繼叔)은 총 48발을 명중시켰고, 첨사는 46발을 명중시켰다. 항상 원칙을 내세워 부하들을 엄하게 다루는
첨사(僉使)
이지만, 활쏘기에서 지고 나니 크게 멋쩍어 하였다.
어제의 패배가 분했던지 오늘 첨사가 다시 한번 활쏘기 시합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오늘도 역시 박계숙(朴繼叔)과 남래장사들이 11발을 더 맞추어 이겼다. 첨사가 3순씩만 더 쏘아 승부를 겨루자하여 하는 수없이 3순씩을 더 쏘기로 하였다. 그러나 그래도 남래장사편이 4발을 더 맞추어 이겼다. 첨사는 분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였다. 보을하진 소속 무사들 중에
토병군관
인 서기충이란 자가 있는데, 두 번 시합에서 모두 꼴찌를 하였다. 가뜩이나 분한 마음이 들었던 첨사는 서기충에게 곤장 5대를 치도록 지시했다. 박계숙(朴繼叔)은 쌀 1석과 콩 1석을 상으로 받았다. 몇 달 전 첨사에게 곤장을 맞고 분해했던 것을 멋지게 복수한 것 같아 박계숙(朴繼叔)은 마음이 뿌듯해졌다.
개요
배경이야기
원문정보
멀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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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
부북일기(赴北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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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계숙(朴繼叔)
주제 : 활쏘기 시합
시기 : 1606-04-03 ~ 1606-04-04
동일시기이야기소재
장소 : 함경북도 회령군
일기분류 : 생활일기
인물 : 박계순, 서기충, 민열도
참고자료링크 :
조선왕조실록
◆ 조선시대 무인들의 활쏘기
보을하진 소속의 군관들이 함께 어울려 활쏘기 내기를 하는 장면이다. 조선시대 활은 군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무기이자, 문인관료들에게도 기본 소양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었다. 때문에 무인을 뽑은 무과시험에서도 활은 종류가 다양한 화살을 시험하여 가장 종류가 많은 과목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실제 무인들의 활쏘기 실력이 어느 정도이며, 평소 활쏘기를 얼마나 하였는가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부북일기』는 그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을 자료이다. 이야기에서 보듯이 박계숙과 첨사는 각각 50발을 쏘아 박계숙은 48발, 첨사는 46발을 맞출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였다. 다만 평소 활쏘기에는 과녁에 활이 맞으면 모두 명중으로 쳐준 것으로 보이는데, 가끔 난이도를 높이기 위하여 과녁 중에서도 중앙부의 표시 부분을 맞추는 것만을 명중으로 인정하기도 하였다. 활쏘기 내기는 근무중인 군관들 사이에서 자주 시행된 놀이 겸 훈련이었다. 활쏘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 군관에게는 상관이 쌀이나 물건 등을 상으로 내리기도 하였고, 반대로 가장 못쏜 사람에게는 곤장을 치거나, 혹은 술을 내도록 하거나 하는 벌칙이 내려졌다. 가끔은 군관 혹은 군관의 기생 등에게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춤을 추게 하는 장난스런 벌칙이 내려지기도 하였다.
◆ 원문 번역
병오년(선조 39년, 1606년) 4월 3일 보을하진의 무사와 남래장사가 편을 나누었다. 보을하진 무사 편은 첨사가 주장이 되고, 남래장사 편은 내가 주장이 되었다. 종일 활쏘기 시합을 해 우리 편이 14발 차로 이겼다. 나는 48발을 명중시켰고 첨사는 46발을 명중시켰다. 첨사가 크게 멋쩍어 하였다. 4일 아침부터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또 활쏘기 시합을 했다. 11발차로 또 이겼다. 계속해서 3순(巡)을 더 쏘았는데 또 4발차로 이겼다. 첨사가 크게 분해하였다. 보을하진의 토병군관(土兵軍官) 서기충(徐起忠)이 두 번 시합에서 모두 꼴찌를 했기 때문에 곤장 5대를 맞았다. 나는 좁쌀 1석과 콩 1석을 지급 받았다.
이미지
활쏘기, 《단원 풍속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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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궁(禮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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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무인들의 활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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