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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뱃놀이를 즐기다
1853년 계축년 가을, 김양진은 작은 형과 함께 동해안을 유람했다. 따라나선 친구들과 아울러 옥천을 거쳐 동해안 바닷가에까지 두루 둘러보았다. 바다에 도착하여 바닷물을 보고 있노라니, 맹자에서 본 ‘바다를 본 사람에게 다른 물들은 큰물로 보이지 않는다’ 란 말이 실감 났다. 과연 바다의 경관은 동해안이 최고란 말이 허명이 아님을 깨달았다. 서남쪽 바닷가 사람들도 가까운 데를 두고 굳이 동해안을 찾는 것은 아마 이런 풍경을 보기 위해서이리라.

나룻터에 들르니, 뱃사람이 말하길 오늘은 바람이 잔잔하여 배를 띄우기 좋은 날씨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일행들이 다투어 배에 올랐다. 김양진은 겁이나 머뭇거렸지만, 이윽고 배를 출발한 지 잠깐 사이에 나룻터에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와있었다. 큰 잔에 술을 연거푸 들이키자 뱃사람들이 새우와 전복을 구하여 올렸다. 흥이 넘쳐 노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바다를 바라보며 한 곡조를 마치니 글자 그대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배가 점점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찰나, 갑자기 긴 고래와 큰 고기가 배 옆에서 물을 내뿜는 것이 아닌가. 파도가 산처럼 일어나자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일어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때마침 한 쌍 노 젓는 배가 남쪽으로부터 오니, 바로 세금을 실어 나르는 조운선이었다. 이 조운선을 따라 다시 나루로 돌아왔다. 나루에 돌아와서도 회와 생선, 구이와 함께 술자리가 벌어지자 김양진은 “오늘 유람에 눈으로 먹은 것이 이미 많은데 또한 그 맛을 입으로도 먹으니 너무 사치스럽지 않은가.” 라고 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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