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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예안현감 나무송이 부임하다
1630년 12월 14일,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불었다. 지난달 말 예안 고을의 수령이 교체되었다. 온갖 악행을 일삼던 김진이 수령에서 물러나고, 신임 현감으로 나무송이란 자가 부임하였다. 김령은 그를 잘 알지 못하였으나 며칠간 그의 행실과 소문을 들어보니 사람됨이 성실하고 활달하여 속이고 꾸미는 짓을 일삼지 않는 듯하였다. 또 어진 이를 존경하고 선비들을 아껴서 사대부의 풍모가 있는 듯하였다. 실로 전임 현감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러나 굳세고 명철한 면을 다소 부족한 듯이 보였다. 이런 성격들은 자신의 생각을 굳게 지키는 면이 부족하게 마련인데 그 면이 다소 걱정이 되었다. 또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일은 곧바로 자신의 뜻대로 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이야기나 상황은 크게 살펴보지 않은 점도 가진 듯하였다.

이 면은 한편으로는 걱정스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가 속이는 짓을 행하지 않는데서 말미암은 것이기에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속이는 마음이 있다면 처음 부임한 고을에서 지금처럼 행동하지는 않을 듯하였다. 그가 사람들을 잘 인도할 수 있다면 반드시 좋은 정치를 할 수 있을 듯하였다.

한편 전임 현감 김진은 파직된 이후에도 하는 행실이 가관이었다. 그가 현감에 있을 때 달마나 말에다 세 바리씩 짐을 싣고 그의 집으로 날랐는데, 매번 깜깜한 밤을 이용하였다. 사람들은 집으로 물건이 들어가는 것은 보았지만 나오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파직된 이후에도 아내의 병을 핑계로 삼고 떠나기를 주저하면서 20일이나 머물러 있었다.

그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도장을 함부로 사용하여 고을의 창고를 열고는 남김없이 거두어 갔다고 한다. 또 김진의 가마꾼 우두머리는 여러 가지 폐단을 일으키자 향소에서 가마꾼을 갈아 치웠는데, 김진의 아들들이 향소의 하인을 잡아다가 매질을 하였다고 한다. 예로부터 이와 같은 소인배들은 들어본 일이 없었다. 떠나는 마당에는 가는 사람이 가진 장점 한두 개라도 떠오를 법 한데, 이 김진이란 자는 마지막까지 그런 구석이 하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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