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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추가 김상헌의 죄에 대해 크게 떠들다
1638년 9월 26일, 맑고 추운 날씨였다. 오후 늦게 교관 김시추가 김령의 집에 들렀다. 김시추는 김상헌의 죄에 대해 크게 떠들었다. 김상헌은 자기 무리를 심고 권력을 전횡하며 음흉하고 악독하다고 하면서 잔인한 성품까지 지녔다고 험담을 하였다. 나라가 최근 이 지경에 이른 것도 모두 그의 죄라고 했다. 게다가 근래에 오랑캐에게 굴욕을 당한 것을 치욕이라고 하면서 황조를 배반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자기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까지 헐뜯었다.

김령은 물론 김상헌을 소인이라 생각하였지만, 최근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매우 가상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높이기 위해 그러했다는 말은 뭔가 근거가 있어야 김시추의 이야기를 수긍할 수 있을 듯하였다.

그러는 한편으로, 김시추는 최명길을 지나치게 칭찬하고 높이고 있었다. 또한 김진이란 자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김진과 이도장, 이도란 자들은 모두 최명길의 노예였다. 김시추는 내시교관으로 말미를 얻어 고향에 왔다가 지금 다시 서울로 올라갈 예정이었는데, 백발이 성성한 그는 고려시대에 여진족을 신하의 예로 섬긴 것을 끌어대어 지금 청나라를 신하의 예로 섬기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 말하기도 하고, 또 김부식의 이야기를 끌어대면서 지금 오랑캐를 섬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말하기도 했다.

명나라 조정을 배반한 일도 당연한 일이요, 오랑캐를 도와 명나라를 침범하는 일도 당연한 일이라 했다. 덧붙여 최명길을 충신이라고 극구 칭찬하였다. 김시추의 말을 듣고 있던 김령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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