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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집안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다
1802년 1월 1일, 날씨가 화창했다. 아침부터 집안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렸다. 도정 할아버지에게 세배를 드렸는데, 할아버지는 손을 잡고서 지난번 자신이 보낸 애사를 잘 받았느냐고 물으셨다. 며칠 전 아버지의 상을 탈상하는 담제를 지냈는데, 그때 도정 할아버지가 잊어버리시지 않고 손수 애사를 지어 보내주셨던 것이다. 류의목이 잘 받아보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거듭 전하자, 도정 할아버지는 ‘애사에 쓴 글자 중에 약간 바꾸어야 할 곳이 있다. 내 훗날을 기다려 고치겠으니, 너는 다른 종이에 옮겨서 적어두는 것이 좋겠다’ 라고 대답하셨다. 이미 쓰신 글을 두고도 더 좋은 표현을 찾고 궁리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성곡 숙부와 주곡 숙부에게 세배를 하러 갔는데, 두 분 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며 류의목을 격려하였다. 성곡 숙부는 평소 아버지와 교분이 막역하였는데, 상 이후로는 류의목 집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좋지 못하였노라 말하며 류의목을 위로하였다. 주곡 숙부는 공부에 더욱 힘쓸 것을 부탁하면서 ‘형님이 살아 있을 때 네가 일찍이 글을 읽어 성공하기를 기대했는데, 끝내 먼저 세상을 뜨시고 말았다. 네가 만일 이것을 알고 부지런히 노력한다면 효도라 할 것이다. 중용에도 뜻을 잇고 사업을 잇는다 라고 이야기했는데, 이는 비단 살아계신 부모님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 돌아가신 부모님도 아울러 가리켜 말한 것이니 잘 유념하여라’ 고 격려하였다.

그리고 또 한 말씀을 덧붙였는데, 바로 류의목이 글 짓는 연습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류의목은 종이와 붓을 마련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글쓰기 연습을 잘 하지 않았던 터였다. 주곡 숙부는 ‘무릇 글씨 쓰기는 손이 부드러울 때 익숙하게 연습해야 성취할 수 있다. 스무 살이 넘어가면 손이 뻣뻣해서 글을 쓸 수가 없고, 쓰더라도 잘 할 수 없다.’ 고 이야기하셨다. 이야기를 들은 류의목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글쓰기 공부를 시작해야겠노라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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