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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에 선비들이 모여 시 한수씩을 읊다
1590년 8월 1일, 류정은 김광복, 김춘룡, 정삼고, 김인제, 정세아, 조덕기, 금난수 등 7명의 친우들과 함께 산수를 유람하고 있었다. 지난달 보름경 이들이 지팡이를 짚고서는 류정이 사는 송호정사에 들른 이후 이들과 계속 동행하며 산수를 유람하던 차였다. 그리고 오늘은 불국사에 도달하였다. 그런데 불국사에는 류정 일행 외에도 김응하, 이태립, 이눌, 견천지, 이계수, 윤홍명, 장희춘, 이여량, 김응생 등 류정의 다른 친구들이 모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반가움에 서로 인사를 하고 모두 한데 어울려 술을 들고는 영지(影池) 누각에 올라 모두들 시 한 수씩 읊었다. 20명의 선비들이 각각 한 수씩을 읊자, 그럴듯한 장편시가 완성되었다. 모두들 이 시를 종이에 써서 시축을 만들자 하였고, 이에 시 뒤에다 발문을 써서 붙였다.

“사물은 자신의 쓰임을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나야 제대로 쓰이고, 사람 역시 알아주는 군자를 만나야 크게 쓰일 수 있다. 아! 우리가 밝은 시대에 태어나 교화의 은혜를 듬뿍 받고 성장하였으니, 이것에 티끌만이라도 보답하고자 하나 알아주는 이를 만나지 못하였구나. 지금 여러 선비들과 전별하는 자리에서 말하면, 사물이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 것보다 더 깊은 뜻이 있다. 사물은 하나의 쓰임에 지나지 않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아서 한 분야에만 쓰여서는 군자라고 할 수 없다. 오늘 모임은 비록 옛날의 높은 선비들의 모임은 아니지만, 각자 뜻을 한 권에 시로 적어 여러 군자의 뜻을 쓰기를 기다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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