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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대장 서상렬의 인품을 논하다
1896년 2월, 예천에서는 태봉 전투에서 무너진 의병조직을 다시 재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 중심에는 대장으로 추대된 서상렬이 있었다. 그는 충주의 유인석을 도와 의병조직에 투신하였는데, 이후 경상도 지역으로 와서 의병군의 연합에 큰 역할을 하였다. 경상도 지역의 의병들을 끌고 충주의 유인석과 부대를 합쳐 서울로 진격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였다.

이 서상렬이란 사람은 기개가 매우 높고 또 사리분별도 잘하는 사람이었다. 또 재주가 비상하여 부대를 조직하고 이끄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이리하여 그가 머물고 있는 동안 의병대에는 많은 병사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그의 인품에도 하자가 없지만은 않았다. 엊그제 서상렬이 부포를 떠날 때에 남진사의 막내 동생을 불러 말 머리에 세워 놓고는 군수전 5백냥을 바치게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흡족하지 않았는지 죄를 물어 남진사를 잡아들였다고 한다. 남진사는 며칠씩이나 서상렬에게 대접한 사람인데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문죄까지 하려고 하다니 사람의 성품에 두려운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 또 어제는 신은 마을에 당도하여서 그 마을의 장영덕을 잡아들였다고 한다. 그는 관리를 지낸 이들을 잘 죽이고 군수금을 강제로 거두는 습관이 있으니, 좋은 장수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모자란 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의에 죽겠다는 각오는 실로 비장한 것이었다. 또 의병들을 이끌고 하는 행실을 보아도 다소 지나친 점이 있다 한들, 그가 비친 각오에 어긋나는 행동은 없는 듯하였다. 이와 같은 난세에 하나부터 열까지, 인품부터 재주까지 모두 갖춘 인물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찌 버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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