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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하는 친구들을 빈손으로 돌려보내다
1599년 4월 28일, 오늘 남씨 집으로 시집간 누이의 종 덕룡이가 평강현 관아에서 왔다. 윤겸이의 편지를 보니, 남씨 집 누이가 여러 물건을 보내달라고 청해서 몇몇 물품을 보낸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요즘에 친구들의 구걸하는 편지가 구름처럼 모여드는데 여기에 응할 수가 없어서 모두 그대로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해 왔다. 반드시 이를 두고 노여워하거나 원망하는 자들이 많은 것이라, 몹시 민망하다고 한다.

거기다가 얼마 전 쇄마차사원으로 공무를 수행하던 중에 나라의 말 3필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비록 백성들의 말을 거두어 보내서 숫자를 맞추기는 했으나, 아마 파면당할 것이라 지금 파면 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윤겸의 말대로 만일 파면이라도 당하면 오희문 일가 식구들은 반드시 굶주려서 오래지 않아 모두 쓰러질 것이 분명하였다. 그러나 걱정하면 무엇 하겠는가. 관아의 상황도 저축이 아예 없어 뚜렷한 방도가 없으니, 차라리 시원하게 파면당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윤겸이 과거에 급제하고 또 난리 통에 지방 수령직을 맡아 일가 식구들의 생계가 해결되었다 생각하고 좋아한 것이 엊그제 같았다. 그러나 거듭 지인들의 부탁에 시달리고, 상급자가 미워하여 각종 괴로운 공무에 수시로 동원되니, 과연 사람 일은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오희문만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청탁을 받았던가. 오희문은 새삼 아들 윤겸이 안쓰러워져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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