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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윤함의 처가댁이 도둑을 맞다
1600년 3월 18일, 오늘 오희문은 황해도에 살고 있는 아들 윤함의 편지를 받았다. 윤함 집의 식구들은 무탈하게 잘 지내고 아무런 일도 없다고 한다. 다만 오직 한 명밖에 없는 종 논금이가 최근 병으로 죽었다고 한다. 장차 집안의 생계를 어떻게 꾸려갈지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아내의 집에서 기르던 소 2마리와 말 1마리를 도둑맞았다고 한다. 해주 고을은 부역이 너무 번거로운데다가 가계는 완전히 파산해 버려서 수습할 여력이 없다고 한다. 아마 장차 유리걸식 하게 될 것이라 한다. 윤함이 황해도로 가서 살게 된 것은 처가댁 때문이었는데, 이제 처가댁 가산이 탕진하게 되었으니 아마도 모두 윤함이 생계를 책임져야 할 모양이었다. 집안 사정이 이러하여 이번에 서울에서 열리는 별시는 참가도 못하였다고 한다. 종도 없고, 말마저 도둑맞았으니 올라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편지를 읽은 오희문은 괴로운 심정을 참을 수 없었다. 오희문 집의 곤궁함이 극에 달하여, 타향을 떠돌며 일정한 거처가 없어서 아들로 하여금 아직도 처가에 머물러 있게 하고 끝내는 유리걸식 하게 만들 모양이었으니 근심스럽고도 민망한 일이었다. 어서 집안을 일으켜 아들 윤함의 식구들도 옮겨와 살도록 해야겠으나 방법이 없으니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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