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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이 굿판, 한해 농사를 마무리 하는 잔치
1600년 8월 6일, 오늘은 마을이 떠들썩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술과 안주를 모아가지고 냇가에 모여서 무당을 불러다가 북을 치면서 신에게 빌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고을에 호랑이가 출몰하여 사람을 해치고 가축을 물어가니, 무당을 불러 이러한 걱정을 없애달라고 굿을 하는 모양이었다.

이들은 노래하고 춤추면서 종일 놀이를 하였는데, 오희문 집의 계집종들도 가서 참여하였다. 참여했던 계집종들이 오는 길에 술 한 동이와 떡 한 행담을 가져왔기에 온 집안사람들이 모여 함께 먹었다. 굿을 하는 것은 참으로 부질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오희문 집에 이렇게 음식을 보내어왔으니 마을 사람들의 인심에는 감사할 일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굿판은 해마다 초가을이면 한 번씩 의례히 하는 일이라고 한다. 꼭 호환을 없애려는 것은 아니고, 한 해 농사일이 끝났으므로 호미를 씻는 의미로 놀고먹는 잔치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오희문 역시 전란이 일어난 이후 해마다 농사일을 돌보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고, 일 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충분히 알 법도 하였다. 허황된 굿이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한번 쉬고 노는 의미라면, 이러한 굿도 꼭 나쁠 것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오희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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