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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누이의 부고가 오다
1756년 5월 6일. 최흥원은 아침 날이 밝기 전부터 서둘러 10말의 쌀과 5냥의 돈, 2마리 닭과 함께 5홉의 꿀을 종 한선이를 시켜 하회마을로 가져가도록 하였다. 며칠 전 하회마을로부터 걱정스러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아이를 가진 최흥원의 누이가 전염병에 걸려 유산을 하였다는 것이다. 유산뿐 아니라 몸 상태가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하였다. 이때 까지만 해도 누이가 위기를 잘 넘기고 일어나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제 재낭이의 지아비를 하회마을로 보내어 상황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누이의 증세가 심각해져 그사이에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야기를 들은 최흥원은 당장이라도 누이의 증세를 확인하기 위해 하회로 가야 하나 고민이 되었으나, 최흥원 본인도 병중인 상황에서 함부로 길을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오늘 오전에 한선이를 보내 여러 물건을 보내고, 누이의 증세를 다시 확인해보도록 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후 무렵, 한선이가 돌아오기도 전에 하회마을에서 사람이 왔다. 결국, 누이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세상에, 이것이 무슨 하늘의 이치란 말인가. 매우 애통하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 왔다. 최흥원은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내다가, 이윽고 정신을 차렸다. 어머니께는 대체 어찌 말씀드린단 말인가! 병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신 데, 이제 딸자식의 죽음까지 듣는다면 어머니께서 차마 견딜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에 최흥원은 소식을 전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러나 딸의 죽음을 언제까지나 숨길 수도 없는 법. 최흥원은 이윽고 결심하고 어머니 방의 문을 두드렸다. 떨리는 목소리로 누이의 부고를 전하던 최흥원은 어머니와 함께 통곡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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