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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우가 집에서 굿을 하다
1759년 5월 1일. 어머니께서 갑자기 등에 한기를 느끼는 증상이 있으셨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깨끗이 낫지 않으셨다. 이 때문에 최흥원은 하루하루 애가 타고 두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오늘 아우들에게 편지가 왔는데, 거기 놀라운 소식이 적혀 있었다.
둘째 아우가 손자 복생의 병 때문에 마음이 흔들려서, 어제 무당인 계집종을 시켜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굿을 집에서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집에서 머물던 일족 할아버지가 밖으로 나가 있으셨다고 하니, 어찌 유학자의 문하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겠는가! 몹시 통탄할 일이었다.
사실 둘째 아우는 손자 복생이 병에 걸릴 때부터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몇 해 전 아들 상진을 병으로 잃고 나서, 이 손자마저 잃게 되면 둘째 아우는 영영 대가 끊길 참이었다. 그래서인지 손자의 병에 좋다면 무엇이든 할 기세였고,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실성한 것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본래 사람의 인명이야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니거늘, 둘째 아우의 최근 행보는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이리하여 최흥원을 비롯한 문중의 어른들도 둘째 아우에게 여러 번 이러한 이야기로 타일렀으나, 둘째 아우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급기야 집에서 굿까지 하다니……. 최흥원은 둘째 아우가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측은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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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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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이야기
출전 :
역중일기(曆中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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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흥원(崔興遠)
주제 : ( 미분류 )
시기 : 1759-05-01 ~
동일시기이야기소재
장소 : 대구광역시
일기분류 : 생활일기
인물 : 최흥원
참고자료링크 :
조선왕조실록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 최흥원
◆ 아들을 위해 무당의 푸닥거리를 준비하는 조성택
푸닥거리가 있던 날 밤 김택룡은 밤이 깊도록 술을 마시며 손님과 이야기하다가 약간 술기운이 오르자 응인(應寅)을 데리고 계곡 가의 임정(林亭)으로 갔다. 그 곳에서 김택룡은 낮처럼 밝고 맑은 달빛을 바라보면서 오랜 시간 동안 이리저리 배회하다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나서야 겨우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깊은 밤 계곡의 누정에서 무슨 생각에 잠겼던 걸까? 아들의 병이 심해질수록 그의 시름도 깊어졌을 것이다. 급기야 푸닥거리까지 감행했던 김택룡이다. 묵묵하지만 애끓는 부정(父情)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조선시대는 후기로 내려올수록 유교적 생활방식이 점차 고착되었지만, 중기까지만 해도 시속(時俗)이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을 때였다. 유교국시를 내세웠지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불교뿐만 아니라 무속도 크게 성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16세기 경북 성주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이문건(李文楗, 1494~1567)이 쓴 『묵재일기(默齋日記)』에도 잘 나타난다. 이문건은 풍수와 주역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래서 운세를 추첨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이문건은 시묘생활 중에도 개장(改葬) 및 가족의 운수를 점쳐보도록 하는 등 관심을 보였는데, 점술가인 김자수와 자주 왕래하면서 온갖 대소사를 일일이 김자수에게 묻고 의논하기도 했다. 또 가족의 병환이 심할 때에는 반드시 김자수를 시켜 그 향방을 점치게 하였고 그의 권유로 무녀의 굿을 열기도 했었다. 이문건 집안의 가족들은 특히 병약해서 그 집에서는 해마다 2~3차례의 굿이 차려졌는데, 부인이 도맡아 밥이나 떡을 준비하였다. 이문건의 집에서 무사가 행해진 가장 중요한 동기는 손자의 건강과 아들의 소생을 위하여 그리고 아들이 죽은 후 상심하여 병을 얻은 아내를 위해서였다. (이문건의 묵재일기 부분은 『조선시대 생활사』 중 ‘사대부의 가정생활’ 참조)
김택룡이 살던 때도 그랬다. 그도 역시 일기에서 운수를 점치는 모습들을 자주 보여준다.
◆
원문 이미지
◆ 원문 번역
5월 1일 맑음. 어머니의 환후는 등에 한기를 느끼는 증상이 시일을 끌고 있는데, 저물녘에 갑자기 심해져서 몹시 애가 타고 두렵다. 필룡必龍이 어제 왔다가 오늘 돌아갔다. 순당順堂의 지아비를 오늘 하상河上에 보냈다. 둘째아우와 막내아우의 편지를 받아 보았다. 둘째아우가 손자 복福의 병 때문에 마음이 흔들려서 어제 무당인 계집종을 시켜 사악한 기운을 쫓아내게 하였다. 이 일 때문에 할아버지가 밖으로 나가게 되었으니, 어찌 유학자의 문하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겠는가. 몹시 통탄스럽다.
이미지
무녀신무
굿
굿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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