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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손을 봐야 하는 논밭의 경계 두렁
지금도 토지의 경계에 대해서는 매우 정확한 측량을 하고 있지만, 전근대 사회에서도 농지의 경계는 국가에서 관여하며 매우 중요시 여겼다. 전근대 사회에서는 쌀이나 곡식으로 세금을 거둬들였기 때문에 논과 밭의 경계는 납부하거나 징수해야 할 세금의 양과 직결되었다. 정확한 측량을 위해 국가에서는 양전제도를 이용하여 농지를 조사·측량했다. 고려 시대에도 여러 차례 시행되었던 양전제도는 소유권을 국가차원에서 확인하는 계기도 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세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토지를 매개로 농민을 지배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었다. 즉, 양전은 중세사회의 토지제도 위에서 그 토지를 운영하기 위한 첫 작업이었으며 토지제도를 전제로 한 전정(田政)의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문제였다. 양전을 통하여 전국의 결총(結總)이 확정되면, 그에 따라 각 지방의 전결세액이 확정되고 토지마다 배정해 징수하였다. 이렇게 중요한 토지의 경계, 특히 논과 밭의 경계는 늘 개인 간 분쟁의 원인이 되곤 했다. 논과 밭의 경계는 보통 흙을 모아서 만든 두렁이 그 역할을 한다. 두렁은 논이나 밭의 경계이자 논에서는 물을 가두어 놓는 역할도 한다. 또한 지나다니는 길로도 이용된다. 그러나 이 두렁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허물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모내기 전에는 물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두렁 바르기를 하여 논두렁을 유지한다. 밭의 경계도 두렁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제주도처럼 돌담을 쌓는 곳도 있다. 두렁은 늘 살피고 부지런히 손질을 해야만 하는 토지의 경계이다. 재종숙 김호도 김광계가 평소에 밭의 경계를 세세히 살피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서 화를 낸 것이다. 두렁은 늘 살피지 않으면 금세 무너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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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경계 문제로 오해를 한 재종숙 김호가 김광계에게 화를 내다 테마스토리 이동

1615년 7월 1일, 새벽부터 일어나 사당에 참배를 한 뒤에 김광계는 잠시 여유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 일찍부터 재종숙 김호가 사람을 보내 밭 사이의 경계에 대하여 세세히 살피지 않았다며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하였다.

김광계는 우선 밥부터 먹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밥을 꼭꼭 씹으며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별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러시는지 도무지 짐작이 되질 않았다. 밥을 다 먹은 후에 김광계는 천천히 김호 댁으로 향했다. 가던 길에 서재종조부 김부생 부자와 김확을 만났다. 이야기를 잠깐 하고 다시 재종숙 댁으로 갔는데, 재종숙 김호는 김광계를 보자마자 벌컥 성을 내면서 꾸짖기 시작했다. 김호는 김광계가 밭 경계를 평소에도 제대로 살피거나 관여하지 않았다며 화를 내고 있었다.

김광계는 억울하긴 했지만, 혹시라도 자신이 진짜 잘못한 게 있을지도 몰라 화가 난 재종숙을 모시고 마침내 그곳으로 가 보았다. 불같이 화를 내는 재종숙 옆에서 지켜보며 난감해 하던 재종형 광적도 같이 길을 나섰다. 그런데 막상 문제가 있다고 하던 밭에 가보니 두 곳이 전혀 관계가 없었다. 김광계는 그제야 안심이 되었지만, 재종숙은 매우 미안해하며 오는 내내 말이 없었다.

아침부터 한바탕 난리를 겪은 김광계는 집에 들어왔다가 오후가 되어 제천 할아버지를 뵈러 갔다. 제천 할아버지 댁에는 재종숙 김지와 아침에 길에서 마주쳤던 서재종조부 김부생 부자도 와 있었다. 다 함께 제천 할아버지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참 동안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언짢았던 기분이 많이 풀리는 듯했다. 그런데, 집에서 종이 급히 달려와 아우인 광보가 학질에 걸렸다며 발을 동동 구르기에 깜짝 놀라 집으로 돌아 왔다.

종들이 붙어있는 남의 땅까지 경작하다 테마스토리 이동

1743년 3월 29일, 맑은 날이었다. 한동안 심해졌던 어머니의 환후는 얼마 전 잠잠해 지더니, 오늘도 역시 어제와 같이 평온하였다.
오늘 오전에는 이웃 마을에 사는 상놈 박만석이란 놈이 찾아왔다. 이유를 물어보니 박만석이 밭을 가지고 있는데, 최흥원 집의 밭과 서로 붙어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흥원 집의 종들이 경계를 넘어간 지도 모르고 박만석의 밭 일부에다가 작물을 심었던 것이다. 박만석이 이를 알고는 다시 밭의 경계를 측량하자 청하러 온 것이었다.
최흥원은 이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남의 밭에 작물을 심어 놓다니... 자칫 소문이 잘못 나면 상놈의 밭을 뺏으려 들었다는 오해를 살까 싶어 얼른 박만석의 청을 허락하였다. 아울러 작물을 심은 땅을 깨끗이 하여 바로 돌려주도록 하였다. 최흥원이 신속하게 조치해 주자 박만석은 머리를 조아리고 감사 인사를 하며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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