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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전문적으로 해 주는 ‘쾌가’의 등장
18세기가 되면 조선에서도 전문적으로 책의 유통을 담당하는 부류가 성행하였다. 서적을 들고 다니며 판매하는 책쾌(冊儈, 혹은 서쾌書儈), 상설 점포를 차려놓고 책을 판매하는 쾌가(儈家), 그리고 책을 빌려주는 세책가(貰冊家)가 그것이다. 세책은 쾌가에서도 이루어졌다. 책은 목판과 금속활자로 인쇄되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필사 역시 책을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쾌가에서는 책의 판매와 대여 뿐 아니라 필사도 담당하였다. 수천 종의 책을 깨끗이 베껴 쓰고, 이것을 빌려주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적의 유통경로와 시장의 동향에 밝아야 했기 때문에 일종의 유통 및 판매 기획자인 MD와도 같은 역량이 쾌가에게 필요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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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책을 베껴 쓰다 테마스토리 이동

1643년 2월 11일, 아직 추운 날에 김광계는 부지런히 붓을 잡고 무엇인가 쓰고 있었다. 며칠 전 이영운(李榮運)의 서얼 형제인 이영엽(李榮曄)에게 빌려온 『명흥잡기(明興雜記)』를 필사한 것에 틀린 부분이 없는지 살피고 있는 것이었다. 『명흥잡기』는 명나라의 문인 진경칙(陳敬則)이 찬한 책이다.

평소 김광계는 이영엽을 종종 불러 문서를 필사하게 시키고는 했다. 당시에는 책이 귀했기 때문에 서로 책을 빌려보고 베끼는 일이 그리 드물지 않았다. 아마도 이번에도 이영엽에게 가진 책을 필사해 달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원본과 비교하는 작업을 김광계가 손수 한 것이었다. 교정은 2월 11일부터 꼬박 나흘이 걸려 2월 15일에서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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