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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일 동안 논어 20편을 20번식 외우다
1925년 3월 27일. 새벽에 일어난 남붕은 치성을 드린 후 잠(箴)과 『춘추』 경문을 외웠다. 또 「팔일편」 4장과 「이인편」, 「공야장편」을 끝까지 외웠다. 그리고 잠시 눈을 붙였다. 아침에 다시 눈을 뜬 남붕은 모친에게 문안드리고 사당을 참배하였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공야장편」을 외웠다. 일과를 읽고, 아이 3명에게 수업하였다.

수업을 마치자마자 남붕은 『논어』를 외우기 시작했다. 작정한 바가 있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내기로 했기 때문에 집중해서 외웠다. 오전 11시경이 되어 남붕은 「공야장편」 제5과를 20번 읽고 책장을 덮었다. 이로써 작년 11월 1일부터 읽기 시작한 『논어』 20편을 모두 20번씩 외우는 일을 5개월 만에 모두 마쳤다. 날로는 150일이 걸린 것이다.

1924년 11월 1일 남붕은 『논어』 20편을 모두 20번씩 외우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정월에는 명절 인사를 다니느라 분주했고, 다른 책을 연이어 외우느라 한 달의 반을 보내고 말았다. 2월에는 다시 마음을 잡고 외우기 시작했으나 2월 20부터 3월 6, 7일까지 4촌 자형(姊兄) 이선오(李善吾)가 봉화군 석포면(石浦面)에서 오고, 손부의 친부인 사돈 이능성(李能誠)이 찾아와 접대하며 어울리느라 낮 공부는 전폐하고, 새벽 공부만 겨우 할 수 있었다. 결국, 정월 그믐 사이 남협(南峽)으로 여행 갔다가 4, 5일 허송한 것을 제외하면 대략 120일이 일이 없어 공부를 하였던 때이고, 150일 동안에 120일을 공부하여 겨우 『논어』 20편을 익히고 외울 수 있었다.

남붕은 작정한 바를 마쳤지만,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자신의 공부가 이토록 보잘것없으니 옛 선현들과 같은 큰 사업을 어찌 바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어느덧 나이가 예순에 가까워져 정력이 날로 줄어드니, 새로 시작하는 후진이 온 힘을 기울여 읽고 외우는 것처럼 끊임없이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던 남붕은 이제부터는 공부의 방향을 바꿔 마땅히 본심을 잃지 않도록 착한 성품을 기르는 ‘존양(存養)’과 지나간 일을 되돌아보고 살피는 ‘성찰(省察)’을 첫째 과정으로 삼아서 성현의 문과 길을 엿보는 방도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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