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 괴담입향시일기(槐潭入享時日記) 전체이야기보기
저자 : 미상
주제 : 녹동정사, 하인, 금기, 벌
시기 : 1852-11-11 ~ 동일시기이야기소재
장소 : 경상북도 봉화군
일기분류 : 서원일기
인물 :
참고자료링크 :    승정원일기  웹진 담談 1호 조선왕조실록 

◆ 조선시대 정사 복무 하인들의 규율

이 시나리오는 배상열을 향사하는 녹동정사에 속한 하인들이 어떠한 규율 아래에서 살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녹동정사는 배상열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서원과 유사하게 강당과 묘우를 갖추고 있지만 주로 교육보다는 향사의 기능이 중시되었다. 그 건립은 배상열의 묘소를 이장할 때인 1829년(순조 29)에 발의되어 무려 23년간의 세월이 소요되었다. 이것은 내용에서도 잠깐 언급이 되었지만, 건축비를 마련해 가면서 조금씩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건립터는 배상열의 유허지로 정하고, 이 지역 인근 사림들의 동의를 받아 확정하였다. 이 일기에는 많은 과정이 생략되었지만, 녹동정사 건립의 실무를 주도할 임원들을 선출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건축비를 마련하면서 건립을 진행해 간 것이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향사 기능이 중심이 된 서원이나 정사가 많아지는데, 녹동정사 건립도 그러한 시대적 흐름의 한 현상이었다.
서원과 마찬가지로 녹동정사의 향촌 사회에 대해 일정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녹동정사는 회원들을 중심으로 마을의 경조사와 환란, 그리고 향촌 행사에 대한 도움들을 주고 있으며, 또한 교육적 목적의 강회를 열기도 하였다.
이러한 향촌사회에 대한 녹동정사의 기능에 걸 맞는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회원들 스스로 자신들을 규율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금기 사항들을 벌조로 정하고, 행실의 부정한 정도에 따라 퇴출시키거나 회원 명단에서 삭제하거나 꾸짖는 등의 처벌 규정을 정하였다.
회원들이 지켜야 하는 벌조 이외에도 녹동정사에 속한 하인들이 지켜야 하는 벌조도 있었다. 그 내용들을 보면, 당시 서민들 위주의 생활이 어떠한 모습을 하였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 조항의 첫 번째는 녹동정사의 회원들의 벌조와 마찬가지로 불효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것은 양반이나 평민, 하인 등 조선시대 모든 신분적 차이와 무관하게 가장 중요시한 덕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조항은 마지막 부분이다. 나머지는 현대에도 범죄시 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별다를 것이 없지만, ‘여행하는 나그네를 대접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조항은 좀 색다르다. 양반집 대문 앞에서 “게 누구 없느냐?”라며 당당히 숙식을 요구하는 모습은 사극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인데, 이것이 정사의 벌조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서원이나 정사가 비록 향사를 주요한 목적으로 하긴 하지만 교육적 측면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행동은 아마도 덕을 베푸는 공부의 일환이기도 했을 것이다.
녹동정사 입향시 일기
녹동정사 입향시 일기
11월 11일 정사 입향시
벌조
하인들에게 금지하는 조항
-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사람.
- 상관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
- 양반을 능멸하고 욕보이는 사람.
- 형제간에 서로 다투는 사람.
- 다른 사람의 아내를 몰래 간통하는 사람.
- 동네에서 난리를 피우는 사람.
- 재물을 훔치는 사람.
- 남의 곡식을 몰래 베어오는 사람.
- 소와 말을 마음대로 풀어놓는 사람.
- 금지된 땅에 경작을 하는 사람.
- 시기에 앞서 풀을 베는 사람. 연초를 자를 때 유사가 기간을 확정하여 알려주는 건.
- 묘소의 산에 나무를 베는 사람.
- 투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 여행하는 나그네를 대접하지 않는 사람.
이상 죄가 무거운 사람은 관청에 알리어 다스리고, 가벼운 사람은 곤장을 맞거나 속전을 징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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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동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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