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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의 조참례에 참여하다
1662년 9월 25일, 정태화(鄭太和)는 아침 일찍부터 자금성으로 갔다. 오늘은 청나라 조정의 조참(朝參)례가 있는 날이었는데, 조선 사신도 여기 참석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정태화 일행은 자금성의 승천문을 경유하여 오문을 지나 단문 밖에 이르렀다. 단문 안으로 들어가 서반의 앞 행렬 끝에서 동쪽을 향하여 서서 황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음악이 울리면서 황제가 등장하였다. 3번의 호령 소리가 울리더니 황제가 용상에 앉았다. 청나라 관리들 중에서 새로 관직을 제수 받은 사람과 새로 상을 받게 된 사람들이 뜰의 동서로 나누어서 북쪽을 향해 3번 무릎을 꿇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를 행하고 나서 각각 자기의 반열로 돌아갔다.
홍로시 관원들이 청나라에 들어온 사신 일행을 이끌고 다시 삼배구고두례를 행하였는데, 정태화의 일행도 이에 참석하였다. 례를 마치자 정사와 부사, 서장관 3명의 사람을 인도하여 황제가 있는 황극전의 계단 위로 올라가게 하여 서쪽 기둥 밖에 앉게 하였다.

황극전 안에서 차례대로 차를 마시게 한 후에 기둥 밖 사람들과 뜰 안에 있는 사람들까지 두루 차를 마시도록 나누어 주었다.
정태화가 보니 황제가 용상에 앉은 후에 옆에 모시고 서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보정(輔政)인 듯하였다. 황제가 정태화 일행을 쳐다보았는데, 사이에 기둥이 가로막고 있자 몸을 기울여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용상 뒤의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몇 차례 물었다.

아마 조선사신단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던 듯하였다. 근래 청나라의 국세가 날로 높아져 가는 중이었는데, 아직 젊은 황제는 실로 걸출한 인물의 위세를 풍기고 있었다. 황제의 모습을 봤을 때 앞으로도 청나라의 앞길은 창창할 듯싶었다.
상참례를 마치고 음악이 울리자 황제가 기립하여 동쪽으로 걸어가서는 뒤에 있는 전각 쪽으로 사라졌다. 진열된 의장용 물건들과 뒤를 쫓는 수많은 관원들의 모습은 실로 장관이라 할 만하였다. 황제가 들어간 이후 여러 친왕 이하가 퇴장하였다. 정태화의 일행 역시 화려한 청나라 궁궐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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