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
  • 검색

상세검색

디렉토리검색
검색어
시기
-
다 보지 못한 책을 돌려주다
1596년 6월 20일, 어제저녁 무렵, 송영구가 사람을 보내어왔다. 그간 잘 지내고 있는지 묻는 문안 편지와 더불어 노란 참외 25개도 함께 보내어왔다. 그리곤 일전에 오희문이 빌려간 삼국사 책을 돌려달라는 내용도 함께 보내어왔다. 오희문은 편지를 읽고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다만 일전에 빌린 삼국사는 아직 다 읽어보지 못하였으므로 다음번에 돌려주겠다는 내용으로 답장을 적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송영구의 종 세량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하직 인사를 하였다. 그런데 그가 말하기를 만약에 책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필경 무거운 매를 맞게 될 것이라 한다. 그리하여 여기서부터 도망을 쳐야겠다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오희문이 듣기로 송영구가 평소 정신병이 있다고 하던데, 종 세량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틀림없이 노여움을 그 종한테 옮겨서 무거운 중벌을 내릴 수 있을 듯하였다. 이야기를 들은 오희문은 두려운 마음에 부득이 삼국사 스무 권을 내어 종에게 딸려 보내었다. 세량이 떠나기 전 말하지 않았다면, 애꿎은 종만 무거운 벌을 받을 뻔한 것이었다. 오희문은 책을 보낸 이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닫기
닫기
관련목록
시기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장소 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