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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농사를 걱정하다
1599년 4월 4일, 오늘 평강현 관아에서 사람이 와서 아들 윤겸의 편지를 전해주었다. 윤겸은 지금 간성에 있는데, 편지는 지난 20일에 써 보낸 것이었다. 윤겸은 이번에 공무로 영동 지방에 갔다가, 그 길로 금강산에 들어가 금강산 유람을 하고 올 계획이라 하였다.

오늘 오희문은 두 계집종을 시켜 깨밭을 매게 하였다. 요사이 가뭄이 너무 심하여 밤에는 춥고 낮이면 서남풍이 종일 그치지 않고 불어 누른 티끌이 해를 가리고 있었다. 본래 봄 농사에는 비가 너무 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데, 요사이 산골짜기 속 밭곡식들은 오히려 비를 기다리는 형국이었다. 듣자니 경기도의 논에도 아직 종자를 심지 못하고 때를 넘긴 것이 많다고 하던데, 이곳 강원도야 말해서 무얼 하겠는가. 이렇듯 가뭄이 심하니 민생이 극도로 걱정스러웠다.

오희문의 집에서는 집사람이 누에치는 것을 이미 시작하여 석잠이 지났고, 딸들의 누에는 바야흐로 석잠을 자고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이제부터 날마다 뽕을 따기에 사람과 소가 모두 바쁠 터였다. 조밭은 아직도 풀을 매주지 못했고, 콩밭은 전혀 씨를 뿌리지 않았으며, 팥밭도 다 갈지 못하였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 양식은 이미 다 되었고, 가뭄은 이리 심해지기만 하니, 참담한 심정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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