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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석
안녕하세요. 웹진 담談이 어느새 100호를 맞이했습니다. 2014년에 시작하여 횟수로 9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웹진 100호를 맞아 특집으로 커버스토리2에선 좌담회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역사콘텐츠 창작자이자 조언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을 모시고 역사콘텐츠 제작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습니다. 강선주(드라마 작가), 정용연(만화 작가), 조경란(역사 자문/ 편집위원장), 조정미(콘텐츠 연구가 및 작가), 하원준(영화 감독) 창작자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섯 분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역사콘텐츠 제작의 비하인드를 살펴보고, 역사콘텐츠 활용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웹진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임근실
창작자님들의 근황을 여쭤볼게요. 생각보다 길어진 코로나 시국에, 건강히 잘 지내셨는지요? 지금 현재 작업하고 있는 작품들이 있으실까요? 있으시다면 어떤 내용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선주
현재 저는 OTT용 드라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영화의 흥행요소 분석과 관련된 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용연
도서출판 북21에서 기획한 진주성 1차 전투를 1년 여간 그리고 있습니다(280쪽). 지금은 마지막 채색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어 2차 진주성 전투를 그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스토리테마파크 담談, 일요신문, 서울시홈페이지, 공모전 등에 연재했던 중단편 만화를 모아 3권짜리 단행본으로 만드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조경란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세종시대 편찬된 의약학서적인 『의방유취』 국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역사 자문 일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KBS에서 방송 중인 〈붉은 단심〉과 MBC에서 방영예정인 〈연인〉의 역사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조정미
창작자들의 새로운 콘텐츠 창작 발표 유통 방식인 ‘크라우드펀딩 출판’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일기를 비롯하여 개인의 경험과 기록들을 어떻게 역사콘텐츠로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원준
현재, 신인작가와 함께 조선시대 토호 세력과 싸운 류작의 삶을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항을 배경으로 50대 남녀의 로맨스 영화 연출을 위해 시나리오 각색 중입니다. 하반기에 지역 로컬 뉴미디어 제작에 대한 강의가 있어서 그 준비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임근실
웹진 담談은 현재 99호까지 발간되어 그 동안 수많은 주제와 기획으로 여러 코너를 연재해왔는데요. 연재했던 코너 중 가장 담談의 성격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코너나 인상 깊었던 주제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웹진 담談 96호_호랑이기운솟아나라(출처: 한국국학진흥원_스토리테마파크)
강선주
담談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와 컨셉으로 흥미를 자아냅니다. 최근 96호 임인년 특집도 호랑이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좋았고, 93호 〈선인의 당근마켓〉, 86호 〈만우절 특집: 가짜 뉴스〉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담談이 흥미로운 이유는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현재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통해 미래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담談은 그런 역사의 의미와 시의성을 잘 담아내고 있어 매우 의미가 있고 흥미로운 웹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웹진 담談 19호 〈휴가〉_친정 나들이(출처: 한국국학진흥원_스토리테마파크)
정용연
선인들의 일기를 바탕으로 그리고 있는 웹툰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부끄럽지만 제 작품 ‘친정나들이’입니다. 2015년 9월호인 담談 19호에 실렸던 작품인데요. 선인들의 일기와는 상관없이 주제에 맞춰 그렸는데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 볼륨을 키웠습니다. 2020년 12월 “친정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단행본 1권이 출간됐고 2권을 이어 그릴 예정입니다. 10페이지 분량의 짧은 단편만화가 장편만화로 탄생한 좋은 예라 생각합니다. 만약 스토리테마파크 담談이란 공간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못했을 일이지요. 창작자로선 더없이 소중한 발표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웹진 담談 87호 〈같이의 가치-조선판 대가족〉(출처: 한국국학진흥원_스토리테마파크)
조경란
65호 〈괴물과 히어로의 경계〉가 처음 편집장을 맡았기에 우선 기억이 납니다. 납득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에 대한 반응들이 담긴 기록들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다음으로는 2020년 가정의 달 주제로 발행한 87호 〈같이의 가치-조선판대가족〉에서 소개한 ‘존애원’이 인상 깊었습니다. 스토리테마파크의 기록들은 다른 기록들과 달리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 일상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기록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치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52호 〈지방관의 평가와 기대〉과 97호 〈공직의 덕목〉도 웹진의 성격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89호 〈조선시대-웰다잉〉은 죽음을 대하는 선인들의 태도에서, 지금의 우리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3.1절과 8.15광복절을 기념하는 웹진을 통해 뵈었던 독립운동에 헌신하셨던 선인들께는 매번 감사와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웹진 담談 75호 〈조선시대 집콕, 랜선 가정방문〉(출처: 한국국학진흥원_스토리테마파크)
조정미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3월, 4월, 5월의 주제들이 가장 우리들에게 좋은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시대 선인들이 역병에 어떻게 대처하고 또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모색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웹진 담談 55호 〈명당, 묏자리〉(출처: 한국국학진흥원_스토리테마파크)
하원준
개인적으로 55호 〈명당, 묏자리〉 편이 전체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김성갑 박사의 묏자리 소송, 삶과 죽음 사이에서 편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 묏자리 소송으로 발생한 일을 소재로 전통가무공연의 대본을 작성했고, 결국 〈창작자의 활용〉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박나연
조경란 선생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조경란 선생님께서는 역사 소재 드라마에 많은 자문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인기리에 종영된 옷소매 붉은 끝동, 태종 이방원,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붉은 단심 까지 많은 역사 드라마에 자문을 해주시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N인터뷰(출처: 뉴스1, 2022.1.12.)
옷소매 붉은 끝동은 감독님의 인터뷰(2022.1.12. 뉴스1 기사)에 따르면 선생님의 자문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드라마가 비록 퓨전 사극이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역사적 고증을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정지인 감독의 인터뷰에서 말한바와 같이 선생님께서 5회의 계례식, 6회의 침잠례 등에서 배우들의 동선, 자리배치 등을 세밀하게 자문해주신 덕분일텐데요.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들도 있습니다. 3회 궁녀축제, 광한궁에 대한 표현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처럼 역사적으로 고증이 불가능한 부분, 작가의 상상물인 표현들이 간혹 역사왜곡의 문제로도 이어지곤 하는데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작가 분께서 선생님에게 자문을 구할 때, 역사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 간의 조율은 어떻게 하실까요? 주로 어떤 문제를 작가분과 상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2021(출처: MBC)
조경란
드라마에서 역사 자문을 하면서 제가 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일은 작품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할 것, 그 세계관 속에서 사건이나 인물이 개연성이 있을 것, 인물들의 생각, 감정이나 언행이 그 환경에 적합할 것 등입니다. 제가 하는 이런 일들이 작가가 상상하는 데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획 단계부터 자문을 맡게 되면, 작품의 세계관과 방향성, 그 속에 있을 법한 인물, 이야기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합니다. 배경으로 삼은 시대가 현대와 다르기 때문에, 시대 배경으로 삼은 사회와 그 사회에서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한데, 작품의 배경, 인물, 사건, 흐름 등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면서, 그 사회에서 쓸 수 있는 이야기와 그 시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전달합니다. 이 경우에는 충분히 의견을 나눈 다음에 대본이 진행되기 때문에, 작가의 상상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잘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작가들이 4회 분량 정도 작품을 써서 편성이 된 다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청을 받으면 이미 작가가 집필한 대본에서, 세계관, 사건, 인물 등에 문제없는지 살피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의 방향과 흐름을 제시합니다. 이때 제 의견이 수용되면 작품에 참여하게 되지만, 작가와 감독이 제 의견에 난색을 표하게 되면 자문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역사학자로서 무책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들의 창작 세계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서로의 이견이 큰 작품에서 맥락이 사라진 채 제 의견이 부분만 반영될 경우에는 제가 자문한 의도와 전혀 달라질 뿐더러 더 큰 왜곡이 발생할 우려도 있기 때문입니다.
촬영이 시작되면, 세트, 의상, 소품, 동선, 자리 배치 등에 관한 연출부의 질문에 답을 합니다. 문서 소품의 경우는 내용과 형식에 대해 자문을 하거나 검수를 합니다. 동선이나 자리배치 등은 촬영 전에 충분히 의논을 하지만, 막상 현장의 상황과 안전이 더 중요할 때가 있어 그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시청자들께서 양해를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다음호에 계속
시기 | 동일시기 이야기소재 | 장소 | 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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